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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지표 개선에도 체감경기 여전히 부진…구조개혁 필요"

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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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서는 단기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은 5일 발표한 블로그에 올린 '경제 지표의 그늘, 체감되지 않는 숫자' 글에서 객관적 경제 지표와 경제 주체의 주관적 체감 경기 간 괴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수출 호조에도 내수 부진…"회복 온기 체감 어려워"

한은 조사총괄팀은 경제성장률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주체들의 주관적 경기 평가는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괴리의 첫 번째 원인으로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을 꼽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IT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내수는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가계와 내수기업은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업종이 재편되면서 수출이 고용 및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의 해외 직접 투자 증가도 국내 설비 투자 필요성을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높은 생활물가, 저소득층·고령층에 '직격탄'

높은 생활물가 수준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리나라의 의식주 물가는 낮은 개방도, 높은 거래비용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물가 급등기에 식료품 등 필수 소비재의 가격이 여타 상품에 비해 더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높은 생활물가는 의식주 소비의 비중이 높은 저소득가구,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라며 "소득분위별 실효 물가상승률을 계산해보면 저소득 가구가 고소득 가구보다 물가 부담이 더 컸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 고금리 부담, 자영업자와 30·40대 가구에 집중

고금리의 영향이 자영업자와 30~40대 가구에 더 크게 미친 점도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의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높다. 팬데믹 기간 중 자영업자의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했고 금리상승이 뒤따르면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 반면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주요 자영업종이 더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은 저하됐다.

30∼40대 가구도 비슷한 처지다. 2020년 이후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고 고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었다. 또한 이들 연령대는 단기 금융 부채가 단기 금융자산보다 많은 '금리상승 손해층'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국은행

◇ 수도권 중심 주택가격 상승으로 자산 불평등 심화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한 점도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에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한다"라며 "소득이나 자산변동뿐 아니라 다른 주체와의 상대적 격차에도 영향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초기에 나타난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작년 상반기 이후 서울 등 주요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차별화는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한국은행

◇ 경제 구조개혁 통해 체감경기 개선해야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가 내수 회복과 물가 안정으로 체감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체감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있어 개선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라며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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