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DKFYm8TtSZg]
※이 내용은 9월 9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송하린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정부가 지난주 국민연금 개혁안을 공개했습니다. 보험료율을 높이지만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더 가파르게 인상되는 게 특징인데요. 야당 측에서는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방안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만큼 앞으로의 논의가 순탄치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국민연금 개혁안, 어떤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죠?
[송하린 기자]
정부가 내놓은 연금 개혁안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성이 담겼습니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확대하는 내용인데요. 올해 기준소득월액인 298만9천원 기준 월 보험료가 26만9천10원에서 38만8천570원으로 12만원가량 오릅니다. 여기서 직장인은 근로자와 사측이 절반씩 부담하고, 지역가입자는 전액 부담하는 겁니다. 보험료율이 오르는 건 26년 만인데요.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3%였던 보험료율은 1993년 6%, 1998년 9%로 오른 뒤로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앵커]
내는 건 그렇고, 받는 건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받는 건 명목 소득대체율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는데요. 연금액이 생애 평균 소득의 몇 퍼센트인지를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대체율이 40%라면 생애 평균 소득이 100만원일 때 연금 수령액은 40만원입니다.
정부는 명목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2%로 늘리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사실상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 연금 개혁에서는 소득대체율을 매년 0.5%포인트씩 떨어뜨려 2028년까지 40%를 만들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현재 소득대체율은 42%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명목 소득대체율과 실질 소득대체율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명목 소득대체율은 가입 기간 40년을 전제로 하는데 실제 평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은 이보다 짧거든요.
공론화위 숙의 자료집에 따르면 5차 재정계산 기준 내년 신규수급자 평균 가입 기간은 19.2년입니다. 평균 가입 기간을 반영한 소득대체율은 27%에 불과한 겁니다. 여기다 정부가 새롭게 도입하는 '자동안정장치'까지 더해지면 연금액은 더 낮아지게 됩니다.
[앵커]
자동안정장치는 뭐죠
[기자]
자동안정장치란 인구구조나 경제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해서 급여나 수급 연령,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장치로, 해외 국가마다 구체적인 모양은 상이한데요. 정부가 제안한 자동조정장치는 최근 3년 평균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 증감률을 반영해 연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급여를 조정할 때 임금 상승률 및 물가상승률에서 3년 평균 가입자 감소율과 평균수명 증가율을 차감하는 일본의 방식과 가장 유사합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매년 수급자 연금액을 조정하고 있는데요. 즉 물가상승률만큼 연금액을 올려줘서 실질 가치를 보장하고 있는 건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물가상승률보다 연금액이 덜 오르게 되는 겁니다.
작년 발간된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일본식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평균소득자의 총연금 수령액이 17% 감소합니다. 총연금 수급액이 1억원이라고 한다면 2천만원이 삭감돼 8천만원만 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복지부에서는 "국민연금을 낸 만큼은 돌려준다"며 "자동 조정장치 도입해도 연금액이 전년도 받은 것보다 더 적어지는 사례는 생기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연금 개혁안의 또 다른 특징이자 쟁점이 세대 간 보험료율의 인상 속도를 다르게 했다는 겁니다.
[기자]
연령을 10대 단위로 구분해서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한 건데요. 2025년부터 매년 50대 가입자는 1%포인트, 40대 0.5%포인트, 30대 0.33%포인트, 20대 0.25%포인트씩 인상합니다. 16년 뒤인 2040년에는 전 세대가 13%에 도달하는 거라 한시적인 차등으로 보면 됩니다.
보험료율이 인상되면 납입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젊은 세대일수록 보험료 부담은 커지게 되는데 명목 소득대체율도 인하돼 급여 혜택도 낮은 상황인 점을 고려한 겁니다.
소득대체율은 70%에서 1999년 60%, 2008년 50%에서 0.5%포인트씩 인하되고 있다 보니 50세는 생애 평균 명목 소득대체율이 50.6%인데 20세는 42%에 그치거든요. 그런데 보험료율을 인상하게 되면 생애 평균 보험료율은 59세가 7.8%, 18세는 12.8%로 부담이 훨씬 더 커집니다. 연령별로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면 그 차이가 50대 9.6%, 20대 12.9%로 다소 좁혀집니다.
[앵커]
여기에 대해서 야당이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는 거다" 강하게 비판한 거고요. 지금까지 국민연금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살펴봤는데. 노인 빈곤 문제 같은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세부적인 방안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정부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을 하는 대신 '선별 지원'을 약속했는데요. 크게 크레딧 제도와 기초연금 강화로 볼 수 있습니다. 크레딧 제도에는 출산 크레딧과 군 복무 크레딧이 있어요.
출산 크레딧은 현행으로 둘째 아이를 낳으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12개월 연장해줍니다. 셋째 아이부터는 18개월씩 최대 50개월을 지원해주는데요. 이걸 첫째 아이부터 12개월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군 복무 크레딧은 군 복무 기간 중에서 최대 6개월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건데요. 이걸 군 복무 전체 기간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확대합니다.
보험료 지원도 강화되는데요. 현재는 지역가입자 중 납부재개자에게 보험료 절반을 12개월 지원해주는데, 이걸 저소득 지역가입자까지 지원해주기로 했어요. 지원 기간도 최대 36개월까지 늘리기로 했고요. 기초연금은 4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해당하는 수혜자들에게는 사실상 국민연금을 세금으로 대신 내준다는 건데. 그러면 국가 재정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먼저 군 복무 크레딧 제도는 전액 국고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의 절반만 소득이 인정되긴 하지만, 최대 21개월까지 가입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재정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산 크레딧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이 전액 인정되는 만큼 그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 보니 원래 출산 크레딧 재원은 국고 30%, 기금 70%가 들어가는데, 이를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를 아직 기재부와 복지부가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전액 국비와 지방비 등 조세로 충당하는 기초연금 인상안도 부담이 상당해요. 정부는 2026년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 노인부터 우선 인상한 뒤 2027년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월 40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인데요.
앞서 공론화위가 기초연금을 현행 33만4천810원에서 36만원으로 인상했다고 가정하고 추정했을 때 기초연금에만 소요되는 재정이 2030년 39조7천억원, 2040년 76조9천억원, 2050년 125조4천억원으로 급증한다고 나왔거든요. 작년 기초연금 예산이 22조5천억원이었는데, 당장 6년 뒤에 두 배 가까이 더 증가한다는 의미고, 실제론 40만원까지 늘린다는 거니까 공론화위의 재정 전망보다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겠죠.
[앵커]
가뜩이나 세수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나랏빚을 더 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국가 재정 증가는 곧 국채 발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채권시장도 경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겠는데요.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면 중장기 금리가 오르고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집니다. 국고채 금리가 흔들리면 이를 지표로 삼는 시장금리는 큰 변동성에 직면해요. 민생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금리도 치솟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가채무와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국가 신인도는 곧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 부담을 높이는 재료로 직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기재부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이번 연금 개혁에 들어갈 재정을 해결할 방법을 묻자 기재부가 "재정 지원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제도의 효과성이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이번 개혁안이 통과되면 수급자는 부담이 커질지 몰라도 국민연금은 기금 수명을 늘리게 됐습니다.
[기자]
현행대로라면 새로운 재정 추계 기준 국민연금기금은 2040년 1천882조원을 기점으로 수지 적자가 발생하면서 2056년 기금이 소진됩니다.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기금수익률 조정만으로도 현행 대비 16년 늘어난 2072년까지 기금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데요.
자동조정장치까지 도입하면 기금소진 시점은 더 늦춰집니다. 수지 적자가 시작되는 2054년 발동되면 2077년, 수지 적자 5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발동하면 2079년,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보다 많아지는 2036년 발동할 경우 2088년까지 늘어납니다.
어떤 모양이든 국민연금기금의 수명을 늘리는 연금 개혁이 완성될 경우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게 되는데요. 현재도 1천조가 넘는 기금자산을 가지고 국내 주식, 채권, 대체 자산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규모가 2천조원을 훌쩍 넘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대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 큰 손인데 기금운용이 안정되면 당연히 주가에도 긍정적이겠죠?
[기자]
원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잠재 위험 요소로 꼽았던 게 국민연금기금이 감소하면 이들이 국내주식에 투자하고 있던 걸 회수하게 될 가능성인데요. 그 시점도 뒤로 미뤄지는 겁니다. 국민연금 자체 추산에 따르면 기금 소진 시점인 2040년 이후 연간 수십조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매도하게 되거든요. 그 시점이 뒤로 미뤄지고 되레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총알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다만 이 모든 건 국민연금이 현재 자산 배분을 유지할 것이란 전제입니다. 국민연금은 위험자산 65%라는 기준포트폴리오 하에서 중기자산배분안으로 각 자산군 목표 비중을 정했는데요.
이 전제는 국민연금기금의 수명이 늘어나면 바뀔 가능성도 있어요. 기금운용위원회는 5년마다 기준포트폴리오를 정하는데, 올해 국민연금은 2027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진다는 5차 재정계산을 전제로 두고 이를 확정했거든요.
그런데 투자 시계가 길어지는 중대한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당시 위험자산을 도출했던 전제 자체가 달라지는 거니까 5년이 지나기 전에 위험자산 비중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투자 시계가 길어지게 되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는 리스크 톨러런스(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정도)가 높아지거든요.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자산 또는 대체자산 편입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얘기기 때문에, 국민연금기금 확대 효과가 국내자산보다는 해외 및 대체자산에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기금 수명이 늘어나도 국내 주가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는 겁니까?
[기자]
지금 당장은 그 여부를 알 수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국내 자산시장에는 큰 호재가 못 될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기금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는데요.
국민연금의 자산군별 연평균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대체자산이 9.28%로 주식(8.72%), 채권(3.64%)보다 높아요. 대체자산은 그 특성상 수익률이 높은 대신 리스크도 높지만, 수익률에 비해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는 적기 때문에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전체적인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거든요.
글로벌 연기금이 전반적으로 코로나 직격타를 받았던 2022년, 대체자산 비중이 51%인 캐나다 연기금 CPPI가 마이너스 5.0% 수익률을 기록하며 당시 8.2% 잃었던 국민연금보다 선방한 전례도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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