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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출 집값 연계 부인한 국토부…10월 금통위 영향은

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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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윤영숙 기자 = 국토교통부가 주택자금 정책대출과 집값 상승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는 금융, 통화당국의 의견을 일축했다.

기준금리를 조정할 기회가 10월, 11월 두 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변경을 거부한 국토부의 태도가 통화당국의 결정에 미칠 파장이 주목됐다.

◇ 통화·금융당국 악순환 지적에도 국토부, 정책모기지 목표 유지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구입자금 정책 대출 운용과 관련해 "청년층에게 집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겠다고 한 약속, 아기를 낳으면 집을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약속은 정부의 주요 정책 목표"라며 "약속된 대상을 줄이거나 정책 모기지의 목표를 건드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고, 시중금리와 정책대출 금리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정도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장관은 정책자금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정책 자금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정책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집들은 인기 지역에서 가격대별로 보면 많이 있지 않아 그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주택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4.9.9 scoop@yna.co.kr

박 장관의 이런 인식은 통화, 금융당국의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를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 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도가 어쨌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서 서민의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보증이라든지 정책금융을 주고 그로 인해 또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대출이 늘어나는 그런 위험이 이미 현실화됐다"며 "이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금융당국 역시 통화당국의 인식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예고하면서 이후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전세대출과 정책대출 등 DSR 사각지대에 있던 금융상품들도 포함하겠다고 예고했다(연합인포맥스가 2024년 8월 23일 8시 57분에 송고한 "'정책대출 악순환 고리 끊으라는 이창용…당국도 추가조치 검토"제하 기사 참고).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월간 동향에 따르면 시중은행 등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축소에도 전체 주담대가 증가한 데에는 정책금융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에는 특례보금자리대출이, 그리고 특례대출 축소 이후에는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월 4조원가량 증가하며 전체 주담대 증가세를 견인했다.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은 정책대출이 강남 3구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노도강-금관구-마용성-강남3구로 이어지는 서울 주택시장의 위계 구조에서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다.

반면, 국토부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자금을 그런 이유로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남 3구가 끌어올린 집값 때문에 서울 외곽에 거주하는 서민의 내집마련이 피해를 보는 게 합당하느냐는 이야기다.

◇ 금리 인하 앞서 수도권 주택안정 요구한 금통위, 10월 결정은

관건은 정책대출에 대한 이러한 시각차가 다음달 열릴 금통위에 미칠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만큼 금통위가 8월 금리 인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동결로 마무리됐다. 원인은 수도권 주택가격 불안이었다.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이 모두 정책대출을 집값 불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상황에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인 출신인 원희룡 전 장관 때만큼은 아니지만 박상우 장관 역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발탁한 전문가라고 언급할 만큼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처 내 이견 조율의 책임이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정책 대출 억제 쪽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출입기자단 간담회 하는 최상목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9.10 scoop@yna.co.kr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가계부채 관리도 중요하지만, 최근 저출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모기지 사업을 추진하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상승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거안정 확보가 최대 목표"라며 "이와 관련해 가계부채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이 정부 정책"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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