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내수 부진 요인을 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논쟁이 지속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소비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고금리를 지적한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먼저 한은 관련 부서가 고금리 이외에도 고물가, 소득개선의 지연 및 소비성향의 구조적 하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소비 부진을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가로 높은 가계부채 수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 지연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비 부진 원인에 대한 평가가 상이하면 정책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며 대외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부처와 협의 시 구조적 측면을 포함해 다양한 요인들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위원도 민간소비 부진에는 금리 이외에 구조적 요인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주된 요인이 무엇인지, 기준금리 인하의 내수 진작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앞서 KDI는 고금리가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금리인하 요청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평가된다.
금통위가 이런 논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셈이다. 내수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선 다른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례로 소비 부진 요인으로 가계부채 수준과 PF 및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 지연 등에 무게를 둔다면 KDI와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구조조정을 유도하려면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물가를 소비 부진의 요인으로 꼽아도 통화 긴축이 오랫동안 필요하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 있다.
소비 부진의 다른 요인인 소비성향과 관련해선 이창용 한은 총재도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8월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여력은 20∼40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가 둔화하는 것은 인구 관련 구조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근원 인플레 둔화 등을 고려할 때 통화 긴축이 내수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평가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선 시각이 엇갈린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높기는 하지만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꺾이는 속도가 더 빨라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강남 등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이후 다른 지역 아파트가 따라 상승하는 패턴은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다"며 "한은이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국 금리인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가계대출이 꺾이고 그 지표를 금통위가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에 따라 연내 인하 시기가 결정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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