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수자는 자산가…금리 민감하지 않아"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 이유로 금리 동결한 금통위에 정면 반박
금통위 의사록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우려…정책공조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윤영숙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작다면서 오히려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예상됐다.
11일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박상우 장관은 지난 10일 '2024 글로벌 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에서 한 외신과 인터뷰하며 "서울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 이들은 재력가들이다"고 말했다.
박상우 장관은 "금리인하는 "지방 미분양 주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멀리 떨어진 지역 경제는 건설에 의존하는 상당한 경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 8월 8일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며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다고 외신에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장관은 "세계가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 한국만 홀로 따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계 경제는 연결되어 있다"고 외신에 말했다.
박상우 장관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됐다.
게다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서울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그동안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 온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통화당국과 정부의 갈등으로 비칠 소지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지방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9.10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국토부, 주택시장 과열에 금리 동결한 한은과 시각차 노출
박 장관의 이런 발언은 주택 시장의 과열과 그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를 우려해 금리인하를 연기했던 한은의 분위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10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집행부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면서 소득 등 펀더멘털과 괴리되는 정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택가격이나 가계부채가 펀더멘털과 괴리될 경우 향후 조정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소비와 성장을 구조적으로 제약할 수 있는 만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확장세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금통위원 사이에서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간의 상호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관련 지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또다른 위원들은 "현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적절한 정책조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위원은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통화정책 완화시 시장의 반응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또다른 위원은 "부동산과 같은 특정 자산에 대해서 거시건전성정책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은 타당하나, 필요시 통화정책 측면에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적시에 필요한 통화정책 수행을 위한 대응책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모두 금리 인하에 가계 대출 증가, 부동산 시장 가격 급등의 여파를 우려한 것이다.
한은 집행부는 위원들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시장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정부와의 거시건전성정책 공조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 과제 및 향후 추진 방향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24.8.28 hkmpooh@yna.co.kr
spnam@yna.co.kr
남승표
spna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