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체제에서 보험사가 부실채권(NPL) 펀드에 투자할 때 적용되는 위험계수의 값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부실채권(NPL) 시장의 단골 투자자였던 보험사들은 점차 신규 투자를 접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NPL의 기초자산이 대부분 은행이 보유한 담보부 선순위 채권이라는 점에서 킥스 규제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지급여력제도인 킥스는 유동화사채의 익스포져에 대해 신용평가 등급 'BB' 이하(BB, B이하, 무등급)에선 일괄적으로 100%의 위험계수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일반기업의 채권 및 부동산 대출채권에 부여되는 위험계수가 최대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신용등급 AAA~AA급의 채권은 위험계수가 만기에 따라 0.1~3.7% 수준이다. 신용등급 B 등급의 채권은 35%의 위험계수가 부여된다.
무등급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대출채권과 비교해도 NPL 자산의 위험계수는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PF에 투자할 때 보험사는 2.9~12.7%의 위험계수를 적용받는데, 채권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35%의 위험값이 적용된다.
보험사는 익스포져와 위험계수를 곱한 값으로 요구자본을 산출한다. 그리고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며 100% 미만이면 관리·감독에 나선다.
NPL 업계에선 차등 없이 높은 수준으로 적용되는 위험계수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NPL 거래를 위해선 유동화를 거쳐야 하고, 이때 낮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되는 채권이 일부 포함돼 전체 위험계수를 크게 높인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펀드가 NPL을 사들일 때 약 80%가 AAA~BBB등급의 신용등급을 받았음에도 나머지 20%가 BB등급 이하 채권인 경우, 전체 위험계수가 크게 늘어 보험사의 자본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NPL의 대부분은 은행이 보유한 담보부 선순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투자 위험이 크지 않다"며 "일부 낮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되는 채권이 포함되면서 전체 위험값을 크게 높인다"고 말했다.
NPL 투자의 위험계수가 높게 산출되면서 보험사들은 해당 투자를 줄이는 상황이다. 지난 RBC 제도에서 활발히 NPL 투자에 나섰던 보험사들이 킥스 도입으로 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에 업계에선 경제적 실질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제도 변경의 부작용으로 NPL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 제도에선 자산 운용의 다각화와 수익률 등을 보고 투자를 했지만, 킥스 체제에서 NPL 투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NPL 투자가 국내 금융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당국 차원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NPL 회사는 은행의 부실채권을 저렴하게 인수해 정상화 과정을 거쳐 수익을 낸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제고되는 등 금융 안정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캠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에 보험사의 참여 유인을 높이기 위해 킥스 위험계수 합리화 방안을 도입하며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NPL 업계 관계자는 "캠코 PF 펀드는 당국이 제공한 인센티브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NPL 시장에 보험사의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면 부실채권 구조조정 등 금융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합리하게 책정된 위험계수를 정상화해 보험사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촬영 류효림]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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