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억弗 이하 자산도 검토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 기관투자자가 글로벌보다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전략에 변화를 주며 부동산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13일 글로벌 부동산정보업체 PERE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출자자(LP)의 자산 배분 중 부동산 비중은 평균 10.88%로 집계됐다. 글로벌 평균인 9.9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웃나라 일본(4.08%)과 비교하면 부동산 투자 선호가 더 뚜렷하다.
국내 투자기관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에 편중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고자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PERE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LP 중 69.4%가 아시아태평양 자산에 투자했고, 북미(36.1%)와 유럽(34.7%)에 투자한 LP도 적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 전략은 대출이었다. 대출이 지분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데다, 고금리로 높아진 이자수익이 대출 선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유형은 오피스로 국내 오피스 시장이 견조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관 중 부동산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단연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부동산 투자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55조2천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4.8%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본 유초은행(우체국은행)보다 1.5배 많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운용기금 증가와 대체투자 비중 확대 계획 등에 따라 앞으로도 부동산 투자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PERE 포럼에서 국민연금 김주성 부동산플랫폼투자팀장은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부동산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다. 김 팀장은 "부동산은 향후 10년 동안 연간 실질 수익률 6%를 안길 수 있다"면서 채권의 실질수익률과 다르다고 말했다.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은 올해 1월에 만들어졌다. 국민연금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더 다변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목적에서다.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은 현재 100억달러(약 13조4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의 운용자산 규모를 10년간 세 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은 부동산 크레디트와 세컨더리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레지던셜 부동산과 학생 기숙사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연말까지 2~3건의 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김 팀장은 중소형 사이즈의 부동산에도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 티켓 사이즈(건당 투자금액)를 최소 1억달러(1천340억 원)로 본 국민연금의 변화다. 1억 달러 이하에도 투자하겠다는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은 메이저 자산운용사뿐만 아니라 신흥 자산운용사와도 손을 잡을 예정이다.
김 팀장은 "작은 티켓 사이즈의 기회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팀의 규모를 고려하면 NPS와 맞는 구조를 원한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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