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4대 시중은행이 건설사와 부동산 업체에 내준 대출 중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것이 한 해 동안 137%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더해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탓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건설업과 부동산업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천634억원과 비교해 137.3% 폭증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 중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킨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5천639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513억) 대비 272.7%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전년 동기(837억원) 대비 148.2% 늘어난 2천7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1천364억원, 1천918억원으로 99.4%와 19.8%씩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부동산업 대출에서 부실이 급증한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업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태영건설 관련 부실채권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반영된 것도 한 요인이다.
문제는 건설 업황이 쉽사리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추가 부실 가능성을 키운다.
건설업 성장률은 올해 1분기 5.5%를 기록했으나 2분기 -6.0%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4%)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건설 관련 부문에 집중된 대출의 문제와 부실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와 건설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PF 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며 "금융기관 PF 대출 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증권사, 부동산 신탁사, 건설사의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 부문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은행들은 건설·부동산업의 부실채권 증가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부동산 PF에 따른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부를 위주로 대부분 선순위 대출이 이뤄져 PF 관련 부실 위험이 급격하게 불거질 염려는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사업성 재평가 등 PF 사업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 및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대비를 지속하고 있어 건설·부동산 부문의 리스크가 당장 전이될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여신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개인사업자 여신에 대한 부실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권 여신 전반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의 부동산PF의 경우 대부분이 선순위인데다 사업장의 수도권 소재 비중이 높다보니 다른 업권에 비해 자산의 질이 우수하다"며 "금융부문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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