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대여금 300억 상환 '또' 연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또 한 번 '금전대여 결정' 공시를 했다. 올해 들어 벌써 여섯 번째다. 정확히는 만기도래한 대여금 한도 기한을 3개월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거래 상대방은 자회사 에어서울이다. 같은 날 에어서울도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 차입'을 공시했다. 양사는 3개월마다 해당 공시를 반복하고 있다. 달라지는 건 '계악 기간' 뿐이다. 에어서울이 수년째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빌린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어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에어서울 자금대여 연장의 건'을 처리했다.
오는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대여 기간을 12월24일까지 3개월 늘려주는 내용이다. 에어서울은 이 기간 중 필요할 때마다 300억원 한도 내에서 운영자금을 빌릴 수 있다. 이자율은 6.0%다.
현재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300억원씩 두 번, 총 600억원을 빌린 상태다. 한 달 간격을 두고 300억원씩, 3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한다.
그때마다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대여(아시아나)와 차입(에어서울)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경우 출석 이사 전원이 자회사 지원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에어서울이 아시아나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이다. 처음엔 100억원이었고, 이자율도 4.6%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무 상태가 악화하며 한도를 3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때부터 계속 채무 상환 대신 기간 연장을 택해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빚을 갚을 여력이 없어서다. 에어서울의 현금성 자산은 출범 이래 늘 100~200억원 안팎이었다. 항공업 특성상 내다 팔 자산도 마땅치 않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인포맥스]
2015년 출범, 이듬해 본격 취항한 에어서울은 사실 한 번도 자본잠식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아시아나의 자회사로서 저수익 단거리 노선을 이관받아 출범한 '태생적 한계'가 컸다. 잠식의 정도가 가장 양호했던 2017년에도 잠식률이 47.4%였다.
팬데믹을 겪으며 상황이 훨씬 악화했다. 취항 4년 만인 2019년 처음으로 흑자(38억원)를 냈지만, 이듬해 바로 적자 전환(-650억원)했다. 심지어 자본총계는 2019년부터 마이너스(-) 상태였다.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결손금이 쌓여 자본금을 몽땅 까먹은 것이다.
이 기간 모회사 아시아나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진 못했다. 2019년부터 매각 작업이 진행돼 각종 불확실성이 컸고, 재무적으로도 건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 몸 하나' 챙기기도 버거웠던 아시아나는 자회사 자본확충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가능한 비용을 줄이며 최대 주주가 바뀔 때까지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며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9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결손금도 900억원 넘게 줄였다. 하지만 재무적 고민이 사라진 건 아니다. 직전 해 1366.9%까지 치솟았던 자본잠식률을 846.3%까지 떨어트렸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최종 성사된 뒤에야 에어서울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전이라 하더라도 한진그룹의 식구가 되면 계열사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현재로선 대한항공이 에어서울을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은 현재 미국 경쟁당국(DOJ)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중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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