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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빅컷'] 금리 인하기 주택가격 흐름 보니

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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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지난 8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전달보다 커지면서 2018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ㆍ연립ㆍ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24%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상승 폭은 0.83%로 7월(0.76%)에 비해 커졌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9.19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을 기점으로 글로벌 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한국의 기준금리 추이와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의 2008년 이후 흐름을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 인하와 인하 후 동결 시기에는 주택 가격이 소폭 오르거나, 혹은 시차를 두고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국토연구원의 박진백 연구원이 펴낸 2021년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전후 금리의 주택가격 상승 기여도 추정 연구'에 따르면 금리 인하는 주택 가격과 음(-)의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금리가 인하하는 시기에 주택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실시된 이후 이전과 차별적으로 금리 인하에 강한 영향을 받았으며, 이외에도 심리나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주택가격 변동에 60%대의 높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1기(2008.9~2010.6) 3.25%P↓…매매가 1%↑

2008년 9월 5.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미국의 금융위기로 한 달 만에 1%P 인하된다. 이후 2009년 2월까지 5개월 만에 금리는 2%로 3.25%P가 내려간 후 2010년 6월까지 2%로 유지됐다.

2008년 9월 78.1이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10년 6월 78.9까지 2년 가까이 1% 오르는 데 그친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1년 1년간 매매가격지수는 6.14% 올라 전년의 1%씩 오르던 수준에서 오름폭을 크게 확대했다. 2011년은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가 다시 과열되자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던 시기다.

오히려 금리 인상기에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이전 금리 인하 여파가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2기(2012.7~2017.10) 1.75%P↓…매매가 6.4%↑

2011년 이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여파로 다시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기조로 돌아선다. 이에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3.25%인 금리를 3.00%로 인하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주택매매가격지수도 1.43% 하락해 부동산 시장도 약세를 보이던 때다.

해당 금리 인하는 2016년 6월까지 1.25%까지 내려가 총 1.75%포인트가 인하된 후 2017년 10월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주택매매지수는 2012년 7월 84.0에서 2017년 10월까지 89.4로 대략 5년간 6.4% 올랐다. 연평균 1% 이상 오른 셈이다. 특히 2015년에는 매매 가격이 3.51% 오르며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저금리 동결 기조가 끝난 2018년까지도 매매 가격은 1.10% 오르며 1%대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 3기(2019.7~2021.7) 1.25%P↓…매매가 12.48%↑

세 번째 금리 인하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리가 급격히 인하된 후 동결되며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던 때다. 이때는 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에 영향을 줬으며, 이는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한은은 2019년 7월에 1.75%인 금리를 1.50%로 인하하며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 이때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저물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한은이 일찌감치 금리인하를 시작하던 때다. 그러나 이는 곧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리며 한은은 한 번에 금리를 50bp 인하해야 했다.

해당 주기 금리는 그해 5월 0.50%까지 인하된 이후 2021년 7월까지 동결된다.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7월 89.7에서 2021년 7월까지 100.9로 2년 만에 12.48% 올랐다.

2019년 0.36% 하락하며 7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5.36%, 9.93% 올랐다. 2019년은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주택가격이 하락했으며, 2020년 이후에는 팬데믹 이후 초저금리 환경에 주택가격이 급등하던 때다.

◇ 이번 인하 사이클에선?…상품금리·대출 규제가 관건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이러한 흐름이 최근에는 깨졌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 상품금리(대출금리)가 거의 동시 인하된 2020년~2021년에는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으나, 2023년~2024년에는 금리 동결에도 상품금리가 올라 반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격이 오르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는 0.29% 하락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은 금리인하보다 대출 규제가 부동산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리인하가 가격에는 "당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이 금리를 보고 집을 매매하진 않는다"라며 "다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이자 부담에 매매를 꺼릴 순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리가 바뀌어도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바뀌는가가 중요하다"라며 "무엇보다 지금은 대출 규제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도기준금리변동폭연간 주택 매매가변동률(전국 기준)
2008년2%p↓5.86
2009년1%p↓1.49
2010년0.5%p↑1.46
2011년0.75%p↑6.14
2012년0.5%p↓-1.43
2013년0.25%p↓0.31
2014년0.5%p↓1.71
2015년0.5%p↓3.51
2016년0.25%p↓0.71
2017년0.25%p↑1.48
2018년0.25%p↑1.10
2019년0.50%p↓-0.36
2020년0.75%p↓5.36
2021년0.5%p↑9.93
2022년2.25%p↑-4.68
2023년0.25%p↑-3.56
2024년0-0.29
5년평균 (19년~23년)1.34
3년평균 (21년~23년)0.57

ysyoon@yna.co.kr

윤영숙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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