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 Securities)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이달 설문에 펀드 매니저 중 30%가 '중대한 영향 없음'이라고 답했는데, 지난달의 22%보다 높아진 숫자다. '약간의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답한 비율은 44%에서 40%로 줄었고, '일본처럼 강한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운용역은 10%에서 5%로 감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펀드 매니저 서베이는 6천660억 달러(약 885조 원)를 굴리는 243명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가 참여하는 설문조사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시들해진 데는 적은 공시 참여율과 두산밥캣 사태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한 상장사는 12곳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천595개 중 0.46%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예고한 기업 등을 합쳐도 36곳에 그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상장사의 밸류업 참여를 지적할 정도다. 이 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이 '누구나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사업재편도 외국인의 밸류업 관심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산은 적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가 알짜회사인 두산밥캣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두 기업의 가치를 거의 동일하게 평가해 두산밥캣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우려를 샀다.
두산밥캣의 외국인 기관투자자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개편안을 '날강도 짓'이라고 평가하며 "공시를 보고 너무 격분하고 실망해 홧김에 지분을 대부분 장내 매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밸류업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은 두산그룹이 분할합병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 실망감을 주기는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테쉬 사마디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나타난 기술기업 회피에 더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자 관심의 감소로 한국에 대한 자산배분이 줄었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