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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조달 해법은⑨] 커버드본드 본고장 유럽, 모기지형태는 제각각

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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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시장 발전 속 주담대 방식 차이

각국 역사·인플레이션 따라 차별화

(포르투=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유럽은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의 주요 조달 수단으로 안착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커버드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기 조달 수단인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금융기관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당국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다.

커버드본드가 자리를 잡은 유럽 시장의 모기지 방식은 어떨까. 독일과 덴마크 등은 커버드본드 발달과 함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도 활발한 편이다. 반면 핀란드 등의 유럽 국가는 변동금리 형태의 모기지가 일반적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모기지를 연동하는 독특한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 재건과 함께한 판드브리프, 모기지 뒷받침

23일 유럽모기지연맹(European Mortgage Federation)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유럽 모기지 시장의 42%를 차지하는 건 독일과 영국이었다. 독일은 1조8천710억유로, 영국은 1조8천620억유로 규모다. 이어 프랑스(14%)와 네덜란드(9%), 스웨덴(5%), 스페인(5%), 이탈리아(5%) 순이었다.

출처 : 유럽모기지연맹(European Mortgage Federation)

독일은 유럽에서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이 가장 큰 국가이기도 하다. 독일의 커버드본드인 판드브리프(Pfandbrief)는 국가 재건을 뒷받침한 든든한 조달처였다.

독일은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 후 도시 재건이 절실했다. 당시 버블을 만들지 않으면서 부동산에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수백만채의 주택을 건설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주택을 담보로 발행한 판드브리프가 자금 조달은 물론 주택시장 활성화와 경제회복을 촉진했다.

베를린 장벽 이후 독일 통일에서도 판드브리프의 역할은 계속됐다. 동서독 간 인프라 격차를 좁히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다. 당시 이들은 모기지 대신 공공 자산을 활용하는 공공 판드브리프 시스템으로 개발에 나섰다.

독일은 두 차례의 대규모 투자에서 판드브리프로 성공을 이어갔다. 인플레이션을 높이지 않고 공공 재정의 위험도 없이, 민간 자본을 활용한 덕분이었다.

이후 독일은 커버드본드는 물론,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활발한 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독특한 모기지 시스템을 갖춘 덴마크도 상황은 비슷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1728년 큰 화재로 수천 명이 집을 잃었다. 당시 덴마크 역시 경제적 충격이나 재정위기 없이 도시를 재건하고자 커버드본드를 활용했다.

루카 베르탈로(Luca Bertalot) 유럽커버드본드위원회(ECBC) 사무총장은 "커버드본드는 매우 역사적인 요소로, 특정 국가가 이 도구에 애착을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1992년까지만 해도 모기지와 공공자산을 사용하는 은행은 예금을 보유하지 못하고 커버드본드로만 조달해야 했지만 이후 예금이 있는 유니버셜은행도 커버드본드를 찍을 수 있게 되면서 현재와 같은 시장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변동금리 모기지도 활발, 인플레이션이 갈랐다

유럽 국가들의 모기지가 장기 고정금리 형태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북유럽 핀란드 등과 동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변동금리 형태의 모기지가 일반적이다. 인플레이션을 겪은 국가에서는 변동금리 모기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스페인의 경우 전통적으로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컸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커버드본드 활용도를 높이면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되는 기류가 드러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연계 모기지를 활용하는 곳도 있다. 이자율은 낮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라 모기지 잔액이 바뀔 수 있는 형태다.

아이슬란드의 모기지 대출자들은 고금리를 관리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연계 모기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기준금리는 9.25% 높은 상황이지만 인플레이션 연계 모기지로 부실 대출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다만 아이슬란츠은행(Islandsbanki)의 윌리엄 시밍턴(William Symington)은 ECBC 총회의 한 세션에서 "금리가 하락하면 사람들은 결국 아이슬란드 시장의 주요 특징인 변동금리 모기지로 다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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