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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조달 해법은⑩] '30년 고정 모기지' 덴마크, 비결은 커버드본드

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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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주담대의 절반 차지…유일한 조달 수단

적은 공공부채, 투자 기반 뒷받침

(포르투=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덴마크는 커버드본드 발행 자금이 주택담보대출로 직결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곳이다. 동시에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자리를 잡은 국가이기도 하다.

23일 연합인포맥스는 덴마크 니크레딧(Nykredit)의 모르텐 뱅크만 닐센(Morten Bækmand Nielsen) 자산부채관리(ALM) 및 IR 담당(Head of ALM and Investor Relations)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덴마크의 모기지 및 커버드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니크레딧은 덴마크의 단독주택 모기지 시장에서 약 50%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대표적인 상호은행(mutual bank)이다. 상호은행은 고객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형태로, 니크레딧은 고객이 자동으로 회원이 되는 협회를 통해 회사의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

출처 : Invisso

◇유일한 모기지 조달 수단, 200여년 이상 생존

덴마크 모기지 시장의 역사는 18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첫 모기지 신용법(Mortgage Credit Act) 제정으로 모든 모기지 대출 자금을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마련하게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덴마크 모기지 은행의 예금 수신 금지다. 예금으로 유입된 자금이 주택담보대출로 사용될 경우 뱅크런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 자산은 장기적이고 유동성이 없기 때문에 이에 더욱 취약하다.

모르텐 뱅크만 닐센 담당은 "법적으로 커버드본드는 니크레딧과 다른 덴마크 모기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의 조달을 위해 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니크레딧 역시 1851년부터 커버드본드(당시 모기지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모기지 커버드본드를 가장 많이 찍는 곳으로, 발행 잔량은 약 2천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커버드본드의 장점으로 조달 시장 접근성을 꼽았다.

닐센 담당은 "덴마크의 커버드본드 시장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마이너스 금리 및 20%를 뛰어넘는 고금리 시기를 모두 견뎌냈다"며 "200여년 이상 전 덴마크 왕국이 사실상 채무 불이행했었던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커버드본드와 1:1로 매칭된다. 모기지 대출자가 지불하는 이자가 커버드본드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셈이다.

차입자의 연체가 없는 한 대출기관은 주택담보대출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없다. 모기지 대출자는 매 분기 수수료 없이 대출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덴마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30년 만기 고정금리 형태다. 전체 신규 모기지의 50%를 차지한다. 대출 자금은 동일한 조건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조달된다.

그는 "이는 모기지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재무적 불일치 위험을 없애준다"며 "덴마크에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과 규제 기관 모두에게 낮은 위험 상품으로 여겨지고 주택 소유자에게는 월별 모기지 상환액에 대한 확실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뒷받침하는 국내외 투자 기반…장기 접근 필요

독특한 특징에 힘입어 덴마크 커버드본드 시장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했다. 프랑스와 동등한 규모다.

덴마크만의 투자 시장 특성 또한 역내 커버드본드 성장을 뒷받침했다.

덴마크의 연금 시스템은 대부분 개인과 기관 등 민간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형태다. 연금 자금이 덴마크 커버드본드 시장으로 흘러가면서 대규모 역내 투자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공공 부채가 많지 않은 점도 커버드본드 투자를 활발하게 만들었다.

닐센 담당은 "덴마크는 공공부채가 매우 적다 보니 정부채보다 커버드본드 시장이 훨씬 크다"며 "결과적으로 덴마크 은행들은 현지 통화로 살 수 있는 높은 등급의 채권이 거의 없어 유동성 포트폴리오에서 커버드본드를 대규모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역외 투자자 또한 덴마크 역내 커버드본드 시장으로 향했다. 발행된 채권의 약 25%를 비덴마크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커버드본드 시장으로 관심을 넓히는 한국에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커버드본드를 어려운 시기에도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봐야 한다"며 "일관되게 발행하고 투자 기반을 구축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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