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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이재원 원장 "금통위, 주택시장 종합적 판단…추석효과 고려"

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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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연구원장 취임 1년 인터뷰

"주택지표 조금 줄었다고…판단하지 않을것"

"서울 선호지역 상방압력 분명…진정 어려워"

"연준 빅컷 이미 고려…국내요인 집중 여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주택 지표를 단순히 숫자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질적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추석 효과 등을 고려하지, 숫자가 조금 줄어들었다는 것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연합인포맥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은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결정하는 문제인 만큼 금리와 관련한 답변은 통화정책을 연구한 학자로서의 원론적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9월 주택 지표 둔화와 관련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9월 주택 시장이 8월 대비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한은 금통위가 바로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재원 한은 경제연구원장이 지난 1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상승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9월16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16%를 나타내며 지난 6월17일(0.15%)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6월 본격 상승하기 시작해 7월 하순과 8월 초순경 0.20%대 후반~0.30%대 초반을 나타내며 급등했다. 그러다 8월 중순부터 9월 현재까지 5주간 0.28%→0.26%→0.21%→0.23%→0.16%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주택 시장 둔화를 반영하듯 가계대출도 증가세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말 대비 3조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당시 9조원 넘게 늘어났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 둔화다.

다음달 한은 금통위가 9월과 10월 초까지 데이터를 확인한 뒤 금리 결정을 내리게 되는 만큼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그러나 이 원장은 9월 주택시장 둔화는 추석 연휴 등 계절 요인과 떼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지표를 단순히 숫자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추석 연휴가 포함됐을 때는 주택 거래가 조금 덜 일어난다든지, 그 뒤에 폭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8월과 9월의 영업일 숫자가 다르고 추석 연휴 효과도 있는데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숫자가 조금 줄어들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9월 추석 연휴에 더해 10월1일 임시공휴일과 3일 개천절, 9일 한글날 등 휴일이 즐비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월11일 열리는 금통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 한은 경제연구원장이 지난 1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이 원장은 향후 주택시장의 오름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한 뒤 "서울 일부 지역 등 수요자가 특히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방 압력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주택 가격 오름세가 단기간 내에 진정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주택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며 "다만 그 효과의 크기와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시차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주택 가격의 빠른 상승이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소득 상승 속도 대비 아파트 가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노동 의욕이 저하되고 자원배분을 비효율적으로 만든다"며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50bp 인하) 단행에 대해서, "지난번 금통위에서도 그렇고 연준이 빅컷을 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큰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며 "국내 통화정책 제약 조건이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도 대내 여건이 집중해 운영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는 있다"고 이 원장은 평가했다.

미 연준의 인하 속도를 감안해 한은도 빠르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 연준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로 미 연준이 금리를 크게 내려준 만큼 각국이 자국 사정에 따라 금리를 차별화할 여지를 크게 줬다고 봐야 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정을 전제한 뒤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이 됐는데도 미국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높았다면 (인하가) 제약될 수 있는데 그 부분을 덜어줬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원 한은 경제연구원장이 지난 1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이 원장은 지난해 9월 한은 경제원장으로 취임해 1주년을 맞았다. 그는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과 수학 학사를 나온 뒤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7년~2021년 버지니아대에서 경제학 교수를, 2021년부터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객원연구위원을 지내는 등 통화정책과 관련한 연구를 이어갔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나.

▲올 한해 한국경제는 IT(정보기술) 중심의 수출 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다만 내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체감 경기는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주요국 선거 결과에 따른 정세의 급변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여건의 불확실성에 유의해야 한다.

앞으로는 기업 실적 개선과 명목 임금 상승률 증가, 인플레이션율 하락 등으로 실질 구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내수가 회복될 것이다. 다만 구조적 요인 영향으로 좀 더 점진적 속도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수출 우려를 내놓기도 하는데.

▲수출이 반도체나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좋아지고 있지만 핵심 기술이 중국에 따라잡히거나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뭐라고 보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장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각보다 빠른 미래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근로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 주택가격과 이에 따라 GDP 대비 가계부채가 높다. 이는 저출산, 자산불평등 확대, 세대·계층간 갈등, 노동의욕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리스크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양적 측면뿐 아니라 노동생산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계부채를 어떻게 평가하나.

▲여러 측면에서 경제에 부담이다. 금융불안정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고 대부분 부채가 고신용자에 집중돼 있고 변동금리 비중도 낮아져 금리 상승 충격이 과거 대비 작아지긴 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수준은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득 대비 높은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비 여력을 떨어뜨리고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화정책 운영에도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문제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대외 충격, 특히 비용인상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전망을 한다면 앞으로도 2% 내외에서 중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금리가 미국과 크게 동조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어떻게 보나.

▲장기 시장금리가 미국과 동조화되는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패턴의 변화다. 그러나 우리가 통화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단기금리의 경우 한은이 독립적으로 잘 움직여왔다고 본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소회가 어떤가.

▲한은 경제연구원은 심층적 연구 수행과 외부 학계 및 전문가들과 활발한 교류 등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 두 가지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연구로는 가계부채와 저출산·고령화, 기업혁신과 경제성장,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 문제와 대응방안 등 네 가지가 있다. 구조적 문제들을 분석하고 적절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 최근 입시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했다. 중학교 때 성적만으로 대학을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우려도 있고 고교등급제나 거점도시 자사고 육성 등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는데.

▲우리가 제안한 방안은 그런 대안들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고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제안은 특정 계층이나 지역이 사교육을 통해 얻는 이점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다음 한 해 목표가 있다면.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술 변화,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경제구조변화가 노동시장, 금융시장, 거시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함의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둘째는 연구자들의 역량과 대외 위상을 제고하는 것이다.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멘토링을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jhkim7@yna.co.kr

kslee2@yna.co.kr

김정현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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