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10개월 앞두고 소송 제기
삼성물산 법인 포함 피고 9명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피해를 보았다며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는 삼성물산 법인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에 더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피고로 적시됐다.
사건은 민사합의31부에 배당됐다. 현재 소송가액은 5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피해금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되면 손해배상 청구 규모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소멸시효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합병 관계자들의 잇따른 유죄 판결과 엘리엇·메이슨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이 나오면서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소송 여부가 크게 주목받았는데, 소멸시효 10개월을 앞두고 소를 제기한 것이다.
손해배상 소송의 소멸시효는 피해가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10년이라,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2015년 7월)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사건의 소멸시효는 2025년 7월이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수년간 이어져 왔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2015년 5월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대략 제일모직 1주와 삼성물산 3주를 맞바꾸는 합병(합병비율 1:0.35)을 결의했고 그해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이후 특검 수사에서 삼성 일가에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가치는 높게, 삼성물산 가치는 낮게 합병비율이 책정됐고 국민연금은 손해를 볼 게 뻔한데도 정권의 외압으로 합병에 찬성했다는 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사건 관계자들은 잇따라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형표 전 장관과 홍완선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돼 2022년 4월 대법원에서 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재용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고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21년 1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아울러 이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2월 1심에서 이 회장은 19개 혐의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와 미국계 헤지펀드 간의 국제 소송도 한창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메이슨 캐피탈은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ISDS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우리 정부가 이자 포함 총 2천3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이 나왔다. 정부는 PCA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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