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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집값 2009년 데자뷔…'강남굴욕' 가능성은

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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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부동산시장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지난 25일 주택협회가 주최한 강연에서 2009년 상황과 지금이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미분양이 증가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절정이었던 지난 2008년~2009년 상황과 유사하다는 다올투자증권 박영도 애널리스트의 지적과 닮은 점이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7월 5일에 송고한 기사 '부동산 PF 위기로 본 주택가격…2008년 이후와 데자뷔' 참고)

다만 차이라면 이광수 대표의 지적은 주택시장의 거래량에서 답을 찾았고, 박영도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PF 시장의 디레버리징에서 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후 가격이 폭락한다는 전망은 하지 않았다. 가격이 오르려면 PF 디레버리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보수적 전망에 그쳤다. 물론 2009년 이후 부동산 PF 디레버리징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2009년 상황은 어땠을까.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 연일 최고치', '2~3년 뒤 주택공급 대란', '주택 허가 면적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내용이 언론의 부동산 면을 장식했다. 당시는 장관마저 3년 후 주택이 부족할 수 있다고 경고하던 시기였다. 공급 우려에 대한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지금과 닮았다는 이 대표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집값은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줄면 오른다. 바로 2009년에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실수요자의 집값 급등에 대한 불안이 수요를 촉진했고, 당시 공급에 대한 우려도 이 같은 불안을 더했다. 이는 결국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고,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급증하며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수요를 일으키는 대출이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급 우려를 외치던 신문의 헤드라인은 2010년부터 부동산 가격 하락에 초점을 맞췄고, '강남 불패'라던 신문 헤드라인은 '강남 굴욕'으로 도배됐다. 이는 2013년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어떨까. 수요자들의 공급 대란에 대한 우려는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거래량을 늘리고 있다.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은 투기에 대한 규제가 강할 때라 늘어나는 대출은 모두 무주택자들 즉 실수요자들의 대출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2009년과 마찬가지로 '불안'이다.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불안, 각종 규제 완화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불안, 금리 인하로 가격이 뛸 것이라는 불안. 이러한 불안이 모여 무주택자들의 영끌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영끌은 오래가지 못하며 결국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매물 증가→가격 하락'이라는 사이클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요지다.

일부에서는 금리가 하락하니 대출금리가 낮아져 수요가 늘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금리 하락이 경기 침체의 전조라면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제조업이 망가지고 유효수요가 줄면 부동산 시장도 동반해 고꾸라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사이클을 '장기 주택가격 상승기→가격 하락기→정부의 규제 완화→단기 가격 급등기→가격 조정기' 등으로 요약한다면 지금은 단기 가격 급등기이며, 이제는 실수요자들이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만으로 가격을 떠받치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가격이 내려가는 조정기를 맞이하기 직전이라는 얘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지표와 달리 공인중개사협회에서 내놓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계대출도 DSR 2단계 규제 시행과 당국의 대출 규제 방침과 맞물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이광수 대표도 신호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자산시장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엄혹한 시절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단기 반등했던 집값은 2013년까지 장기간 하락했다. (기업금융부 윤영숙 기자)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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