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들어 경찰공제회가 공제회원 투자자금의 10% 넘는 돈을 단순 대기성 자금으로만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장을 포함해 임원진 5명이 모두 반년 이상 공석인 상황에서 투자집행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책임자가 부재한 탓으로 보인다.
◇경찰공제회, 투자처 없는 자금 10% 넘겨…"평균 이상"
27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실(행정위원회)이 제공한 '경찰공제회 자산군별 규모'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투자자금 5조4천491억원 중 6천206억원(11.4%)을 단기자금 등으로 운용하고 있다.
경찰공제회 자산운용규정 내에서는 '단기자금'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그 운용 기간이 3개월 이내일 것을 목표로 하는 자산이라고 정의한다.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투자하고 있지 않은 자금이 전체 투자자금의 10%를 넘긴 것이다.
지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전체 투자자산 중 1%도 안 되는 192억원(0.4%)이었던 경찰공제회의 단기자금은 지난해 말 4천849억원(9.4%)까지 급증했다. 놀고 있는 투자자금 규모는 올해 들어 1천억원 넘게 더 늘었다.
올해 투자자산 배분 계획상 단기자금 등 규모를 3천395억원(6.7%)으로 설정한 것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은 비중이다.
공제회 한 금융투자 담당 임원은 "보통 공제회 단기자금 비중은 높아도 6~7%로, 10% 이상이면 평균 이상"이라며 "2022년 말이라면 모르겠지만, 지난해부터는 주식 등 시장이 좋아져서 위험을 기피할 시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주식 투자금으로 분류된 5천116억원(9.4%) 중에서도 절반 가까이 되는 2천324억원을 그 어떤 주식에도 투자하지 않고 대기자금으로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뇌부 공백 우려 현실화…'효율적 기금운용' 실패
일각에서는 임원진 전원이 부재한 경찰공제회 내부 상황과 연관 지어 해석하고 있다.
경찰공제회 단기자금 비중이 급증한 시점은 공제자금 금융투자를 책임졌던 한종석 전 경찰공제회 금융이사(CIO)의 임기가 끝났던 시기와 맞물린다. 한 전 CIO가 지난해 10월 퇴임식을 가진 뒤 CIO 자리는 1년 가까이 비어 있다.
특히 금융투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금융투자심의위원회의 정상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공제회는 투자 시 실무협의회를 거쳐 이사장이 위원장이며 이사 전원과 이사장이 지명하는 6명 이내 내·외부 의원으로 구성된 금융투자심의위원회에서 투자를 확정하는데, 현재 이사장과 이사 전원이 모두 공석이다.
지난 2021년 7월 제15대 경찰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던 배용주 이사장은 청탁금지법 혐의로 직무 고발당한 뒤 지난해 7월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 뒤 1년이 지나서야 후임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 기획조정실장이 이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 신규 투자를 집행하긴 했으나, 추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우려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현재 경찰공제회는 구조화상품을 포함한 신용등급 A 이상의 채권은 연초 금융투자심사위원회를 통해 사전 설정한 투자 가이드라인 범위 내 투자 후 사후 서면 보고한다는 자산운용규정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초 채권에 총 2천400억원어치를 신규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체투자로는 지난 5월 부동산에 300억원, 6월 미국과 유럽 지역 내 사모투자와 인프라에 한화로 총 1천712억원가량 투자했다.
김상욱 의원은 "공제회의 수익은 회원인 경찰공무원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에 직결되는 만큼 수뇌부 공백에 따른 기금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경영진들의 조속한 선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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