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다음 주 예정된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입찰을 앞두고 잠재 원매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복수의 회계제도 변경 탓에 보험사 자본비율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MG손보를 향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어서다.
예금보험공사가 줄 수 있는 정부지원금이 한정적인 현 상황에선, 결국 원매자들이 더 많은 돈을 MG손보에 태울 수밖에 없어 다시금 계산기 두드리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27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MG손보 원매자들은 내달 2일 예정된 예보의 MG손보 입찰 접수 마감을 앞두고 막판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IB업계에선 앞서 유찰된 경쟁입찰에 참여했던 메리츠화재와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가 이번에도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유의미한 입찰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이번 입찰은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하지 않아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소비용 원칙'을 우선하는 예보가 원하는 수준의 정부지원금을 적어낼 원매자가 없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G손보 인수전을 둘러싼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달라진 데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험회계 제도 변경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정과 연령대별 손해율 가정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무저해지 상품의 경우 생·손보 업권 동일하게 납입완료 시점의 해지율 가정이 0에 가까운 0.01%를 적용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보험상품의 담보에 동일하게 적용해온 평균 손해율을 연령대별로 달리 적용하는 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는 20세나 50세에 보험 상품이 가입한 사람에게 같은 손해율을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서로 다른 가중치를 적용토록 하겠다는 얘기다.
두 경우 모두 그간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온 장밋빛 미래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게 골자다. 이는 순차적으로 보험부채 증가와 보험계약마진(CSM) 감소, 킥스(K-ICS) 비율 악화, 순이익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결국 대다수 보험사, 특히 중소형사의 킥스 비율이 급락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팔면 이익이 나는 계약이 이제는 손실이 나는 계약으로 인식되는 과정에서 이익이 현실화, 아니 급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반발에도 금융당국의 시선은 냉랭하다. IFRS17 도입 이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따라다닌 보험사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해온 보험사들의 관행을 고칠 필요가 있다"며 "아직 세부안은 좀 더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만, 가정의 현실화를 통해 보험사가 안정적인 자본 확충을 해 나갈수 있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MG손보 역시 현재 논의 중인 제도 변경 하에선 수천억 원 규모의 가용자본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업계는 이를 최소 5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MG손보의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52.1%다. 지난해 연말(76.9%)과 비교하면 24.8%포인트(P) 떨어졌다.
그간 업계에선 지난해 말 기준으로 MG손보가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상회하기 위해서는 최소 8천억 원 안팎의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앞으로 줄어들 가용자본을 고려한다면, 예보의 지원이 반영되더라도 자칫 킥스 비율이 100%를 하회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이는 곧 1조 원, 아니 그 이상의 훨씬 큰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정부의 지원금이 늘어나기도 쉽지 않다. 정부 지원금은 청산가치 기준으로 산정되는만큼 미래의 회계제도 변경은 가치 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에 보험업계는 물론 금융권 전체가 내주 MG손보 입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예보는 원매자의 요청으로 이번 주 예정된 입찰 일정을 한주 순연한 상태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메리츠가 뛰어들면서 단순히 보험업권을 넘어 전 금융권의 관심사로 MG손보 인수전이 확장됐다"며 "앞으로 딜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여러모로 금융그룹의 인오가닉 성장 계획에 변화를 초래할만한 거래"라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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