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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된 고려아연 자사주…최윤범, 회삿돈으로 경영권 지키나

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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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판결 임박…'특별관계자' 판단에 달려

허용돼도 경영권 방어 목적 대규모 자기주식 취득은 위법 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010130]의 지배권을 둘러싼 영풍[000670]·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매입 가능성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모자라는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매입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려 하는데, 이를 두고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삿돈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 27일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었다.

영풍은 지난 19일 최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사내이사 전원(3인)을 상대로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기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운용 지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도 기존 체결된 신탁계약에 근거해 고려아연 자기주식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한국투자증권과 신탁계약을 체결해 내년 5월까지 4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계약 목적은 '소각 등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심문기일에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지분 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별도매수 금지 조항에 근거해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자기주식 취득이 적대적 인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고려아연이 영풍과 특별관계 해소를 공시해 별도매수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에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재판부는 이르면 이번 주 초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왼쪽부터)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건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주체인 영풍의 특별관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특별관계자는 특수관계인과 공동보유자를 포함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기업집단 '영풍'에 속하는 계열회사로 특수관계인이다. 영풍과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 지분 33.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공개매수 국면에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을 자문하는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파트너변호사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은 특수관계인이라 공개매수 기간 자기주식 취득이 법률적으로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영풍과 고려아연이 적대하는 관계가 된 이상 특별관계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기업법무 전문 A 변호사는 "특별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근저에는 이들이 진짜 같은 편이냐가 깔려 있다"며 "별도매수 금지 조항의 취지는 공개매수 주체가 옆에서 추가로 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 적대적인 것이 확실한 사람에게 주식을 사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별로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투자자산과 단기금융기관예치금 등을 포함해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에 투입할 실탄 자체는 넉넉한 셈이다.

다만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매입할 길이 열린다고 해도 회사 재산을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용하게 되는 만큼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또 사상 최고가로 치솟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사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성훈 변호사는 "공개매수 전 형성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매수한 뒤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고려아연이 손해를 볼 게 뻔하다"며 "현재 시점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A 변호사는 "기존부터 계획이 있던 자기주식 취득이라면 몰라도 법원이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한 자기주식 취득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의 자기주식 매입이 추후 배임으로 판단된 경우는 없지만, 이번이 새로운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해오던 규모를 크게 넘어선 수준의 자기주식 취득은 최 회장 입장에서도 쉽게 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다른 기업법무 전문 B 변호사도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얼마 안 남은 기간 대규모로 자기주식을 매입해야 할 텐데, 그렇게 하면 배임 등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출처: 고려아연]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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