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4.9.22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 표결하고 있다. 2024.9.30 utzz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내달 7일부터 본격화하는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행정부의 잘잘못을 우선적으로 따져야 하는 국감의 취지와는 달리 '민간'을 상대로 '군기잡기'식의 감사가 이뤄지는 데 대한 비판이 또다시 제기된다.
◇ 현대차 정의선·한화 김동관·삼전 노태문 등 증인·참고인 무더기 채택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로 변경된 데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서, 노 사장은 중저가 단말기 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한 질의를 위해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기존 1대 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한 데 따른 것으로, 자발적이 아닌 비자발으로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KT의 경영권을 행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의선 회장을 통해 추가로 들을 내용이 없는 셈이다.
과방위는 올해 국정감사에 역대 최대 규모인 증인 108명, 참고인 53명 등 총 161명을 부른다.
인앱 결제 정책과 관련해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과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도 증인으로 불렀다.
이밖에 김영섭 KT 대표,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GSO), 오세철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CSO),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동대표,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 허욱 페이스북 코리아 부사장 등도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
정무위원회는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논란과 관련한 질의를 위해서다.
강동수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은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 피해를 묻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고, 김민철 두산그룹 사장은 증인으로 나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행위와 관련해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벤츠 전기차의 화재와 관련해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가맹사업법 위반 관련으로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의결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35명의 국감 명단을 의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와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은 산업기술 유출 예방조치 등과 관련된 질의를 위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대기업의 중견·중소기업 교란 행위와 관련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택시 수수료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중위는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영섭 KT 대표(한전 원격검침 인프라 구축 모뎀사업 관련), 방경만 KT&G 대표(불공정 판매 강요 문제), 강한승 쿠팡 대표(자사 우대 노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소상공인 배달 수수료 관련) 등도 불렀다.
행정안전위원회는 휴대폰 긴급전화 서비스 문제와 관련해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마크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행안위에서도 경찰 순찰차 납품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토교통위원회도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 등도 국토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낙동강 오염원에 대한 그룹의 책임을 묻기 위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을 불렀다.
안 와르 알 히즈아지 S-OlL 대표이사도 사업장 탄소 배출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산업재해와 관련해 각각 증인으로 채택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낸시 메이블워커 구글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회피 의혹을 묻기 위해서다.
◇ 상임위간 중복 증인 채택 허다…국회서도 자성 목소리
올해 국감의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보면 대규모 채택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상임위 간 증인이 겹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벤츠 전기차 화재 때문에 정무위, 국토위, 행안위에서 모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밖에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CSO),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영섭 KT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중복으로 소환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국정감사 7일 전까지 일반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출석 통보를 해야 하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국회에 나와야 한다.
국회 각 상임위가 법률적 근거를 가지고 증인과 참고인을 소환할 수 있지만, 1~2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하루 종일 대기해야 하는 국감 상황에서 중복 소환까지 이뤄지는 것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인 '망신주기', '군기잡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증인을 불러서 하는 실제 질문은 언론에 이미 나온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게 무슨 국정감사인가"라며 "외국인을 부르는 경우 통역도 해야 하고 3개 이상 질문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지난 30일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야당 간사를 하면서 여당(당시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운 것은 국정감사가 입법부의 (민간이 아닌) 행정부에 대한 감사라는 것"이라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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