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서 1900억원으로 규모 늘려
넉넉한 수요, 정부보증채 금리 안착도 성공적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수출입은행 전경 사진 [수출입은행 제공] 전경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의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이하 공급망채권)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시장에서 생소한 채권이지만 데뷔전부터 흥행에 성공해 증액 발행은 물론 정부보증채 수준의 금리에 곧바로 안착했다.
국내 기관들을 대상으로 IR을 지속하는 등 공급망채권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공급망안정화 기금 출범과 함께 재원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증액 발행 거뜬, 정부보증채 입지 속 넉넉한 수요
2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경매일정 및 결과'(화면번호 4420)에 따르면 이날 한국수출입은행은 공급망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만기는 3년 단일물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입찰에서 4천4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당초 1천500억원을 모집했다는 점에서 이보다 3배가량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투자 수요를 반영해 수출입은행은 발행 규모를 1천900억원으로 증액했다. 증액을 결정하고도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정부보증채 민평과 동일(Par)한 수준으로 형성됐다. 정부보증채의 지위를 바탕으로 적정 금리 수준에 무사히 안착한 셈이다.
공급망채권이 발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급망채권은 지난달 출범한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 제정에 따라 수출입은행에 설치됐다.
이에 따라 해당 자금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첨단전략산업 ▲자원안보 ▲국민경제·산업 필수재 ▲물류 등 4대 부문에 대한 지원에 활용된다.
수출입은행은 기금형 대출상품을 신설해 핵심물자 확보·도입·공급, 국내외 시설 투자 및 운영, 기술 도입·상용화 등 사업 유형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지원한다. 지난 27일 제2차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심의회를 개최하고 공급망기금의 최초 지원대상 사업을 심의·의결키도 했다.
이어 공급망채권 발행으로 재원 마련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발행 한도는 5조원이다. 2024년이 3개월여가량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도를 모두 소진하진 않겠지만 이후에도 사업 자금 소요에 맞춰 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정부보증채, 공들인 IR…외화 조달도 주시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이번 발행을 위해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IR에 집중했다. 공급망채권이 아직 시장에서 친숙하지 않은 상품인 만큼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공급망채권은 정부보증채라는 점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의 기존 발행물과 차이를 보이는 터라 이를 강조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입찰 당일 'AAA' 한국전력공사가 7천억원 규모의 채권 투자자 모집에 나서 수요 분산 가능성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공급망채권 흥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정부보증채로서의 입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도 발행이다 보니 시장의 냉정한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모집액의 3배에 달하는 수요가 유입돼 정부보증채로서의 입지를 잘 평가받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채권과 같은 정부보증채는 BIS 비율 위험가중치가 제로(0)인 터라 투자자들의 회계기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채권의 등장으로 정부보증채를 발행하는 곳은 장학재단과 수출입은행 두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부보증채 지위로 발행됐던 예보상환채는 조달이 끝난 상황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외화 공급망채권 발행에도 나설 전망이다.
외화 시장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 채권과 더불어 보증채 등도 발행되고 있는 만큼 새롭게 등장할 공급망채권의 금리 형성 등에 관심이 쏠린다. 공급망채권은 정부보증채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채와 한국수출입은행 채권의 중간 정도 수준에서 금리를 보여야 한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