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가 66만→75만→83만원…'승자의 저주' 불가피
양측 갈등 봉합 어려운 수준…물러설 기미 안 보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회장·베인캐피탈의 경쟁이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 회장 측이 4일 주당 8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를 개시하자 MBK파트너스도 공개매수 마감일에 가격을 재차 끌어올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MBK파트너스·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기존 주당 75만원에서 최 회장 측과 같은 83만원으로 10.7% 인상한다고 밝혔다.
당초 제시한 매수가인 66만원을 지난달 26일 75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한 차례 더 높인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7%로 명시했던 최소 매수 예정 수량도 없앴다. 이 역시 최 회장 측과 조건을 맞췄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식을 최대 14.6% 매수할 예정인데, 이 경우 투입되는 금액은 2조5천107억원에 달한다.
공개매수의 실질적 마감일인 이날 MBK파트너스가 전격적으로 공개매수가를 인상한 것은 최 회장 측이 약 3조1천억원 규모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가 MBK파트너스의 매수가인 75만원을 웃돌자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날 8.84% 상승한 77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4천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인 베인캐피탈을 우군으로 확보해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18%를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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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든 양쪽 모두 '승자의 저주'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PEF)의 특성상 MBK파트너스는 추후 고려아연 지분을 재매각해야 하는데, 초기 투입 금액이 늘어난 만큼 높은 수익률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입장에서도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에 나선 만큼 중·단기적인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분수령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는 오는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자신의 공개매수가 최 회장 측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공개매수는 추후 적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응모하더라도 최종적인 매수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이 가처분 판결 과정에서 모두 밝혀졌다며 이 같은 주장을 허위 사실 유포로 규정했다.
양측은 지난달 13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처음 발표된 이후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왔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하면 단기 수익률 극대화에 집중해 회사의 미래 경쟁력에 훼손될 것이라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훼손한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바로 세워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맞섰다.
법정 다툼도 여러 층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영풍이 지난달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에서 이미 양측은 치열하게 다퉜으며(2일 기각), 영풍은 같은 날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가처분을 또다시 신청했다.
아울러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러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움직임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불법 행위라면서 상대방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에 나서고 금융감독원에도 신고를 넣었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본시장에 의미 있는 사건이어서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고려아연]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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