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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배경과 전망] 내수 지원 시급…집값 동향 주의(종합)

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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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약

2년 만에 인하한 것은 내수 경기 지원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인 탓으로 풀이된다.

물가가 목표 수렴을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만큼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내수를 더 억누를 수 있는 긴축적인 금리 환경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금통위가 판단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점도 금통위의 결정을 지지

하는 요인이다.

물가 안정 이후 금통위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던 가계부채 증가 및 수도권 부

동산 가격도 정부의 각종 규제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다소 안정됐다.

다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부동산 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은 지속해서 금통위의 핵심 고려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은은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다. 지난해 1월 금리를

3.5%로 올린 이후 1년 9개월가량을 동결한 끝에 마침내 인하로 돌아섰다. 코로나 팬

데믹 위기로 금리를 0.5%까지 내렸던 2020년 5월 이후로 보면 4년5개월만에 금리인하다.

이번 금리 인하에는 금통위원 중 장용성 위원이 유일하게 동결로 소수의견을 냈다.

◇물가 목표 달성…이제는 내수 지원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이 대체로 예상한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4일 국내

외 금융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곳(65%)이 25bp 인하를 내다봤다.

우선 한은의 가장 큰 책무인 물가 안정은 거의 달성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8월 2.0%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는 1.6%까지 더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물가는 상당폭 안정됐다

.

한은은 이번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하회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2.5%)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은 기존 2.1% 전망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금통위는 물가보다 가계대출 급증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을 더 우려했던 바 있다.

잦은 휴일 등으로 아직 판단은 이르지만,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 강화 이후 가계대출 및 부동산 가격 오름세도 최근에는 주춤한다.

한은도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거시건전성정책 강화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통위원 등 한은에서도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온 바 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시장을 긴장시켰던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달 말 기자간담회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확신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내수 부진 등 우리 경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금통위에서 이제는 긴축적인 수준의 금리를 조금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소매판매는 분기별로 보면 9개 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는 1995년 관련 지표 작성 이후 최장기간 연속 감소다.

물가가 안정된 만큼 가계부채와 부동산 상황만 안정된다면 중립금리 이상 긴축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명분도 크지는 않다.

한은은 통방문에서 "국내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올해 2.4%, 내년 2.1%)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도 긴축 강도를 줄이는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연준이 9월 50bp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가계부채·집값 괜찮을까…'엄포'는 지속 가능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향후 어떤 속도로 금리가 인하될 것인지에 맞춰질 예정이다.

추가 인하 속도는 무엇보다 가계부채 및 부동산 시장 동향이 될 수밖에 없을 것

이란 시각이 강하다.

이창용 총재는 한은이 금리 인하로 공급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만 집중되면

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현상을 '망국의 길'이라고 할 정도로 강하게 경계해 왔다.

그런 만큼 이번 금리 인하가 앞으로 부동산 시장 및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미

칠지 면밀히 살피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부동산 공급 및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대응하고, 한은은 금리를 내리는

정책조합을 선택했지만, 과거 경험을 보면 이 조합이 성공적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한

사례를 많지 않다.

단적으로 지난 정부에서는 각종 규제가 거듭됐지만, 초저금리 환경에서 전혀 효

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 만큼 금통위가 금리를 내리면서도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해 보수적인 발언을

내놓는 '매파적 인하' 상황에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한은은 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총재 제외 금통위원 6명도 3개월 내에는 금리를 3.2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오는 11월은 물론 내년 1월도 동결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 총재도 이번 금리 인하를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물가 및 금융안정 상황이 특별히 불안해지지 않는다면 불필요하게 긴축 수준을 유지할 필요는 없으며 중립 수준으로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란 견해도 표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도 저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를 곧바로 추종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시장이 한은보다는 연준

의 움직임을 더욱 중시할 수 있다. 이는 올해도 이미 나타난 현상으로 국내 상황에

맞는 주체적인 통화정책을 제약할 위험이 있다.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대통령실을 지난 8월 금통위

금리 동결에 대해 아쉽다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4

일 국무회의에서 "수년째 이어온 고물가, 고금리 시대가 저물어가는 조짐을 보인다"

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창용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주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10.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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