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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매파적 인하다"…채권시장은 '글쎄'

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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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약 4년5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이를 '매파적 인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불안 등을 고려해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를 제어하려는 의도를 내비쳤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이 강한 모습이다.

이 총재의 커뮤니케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파적 인하로 볼 수 있다"…'비둘기 신호'도 다수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인했다. 2년에 가까운 동결 기조를 깨고 마침내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의 급증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금융안정 이슈를 고려해 금리를 내리면서 매파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시도를 했다.

우선 총재 제외 6명 중 5명의 금통위원이 3개월 이내에는 금리 유지가 적절하다고 봤다.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본 위원은 1명에 그쳤다. 금통위원의 현재 예상대로라면 내년 1월 금통위까지는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는 의미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는 "금리 인하 속도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결정에 대해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겠다"고 직접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하지만 전체 회견 중에는 이전과 비교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다수 내놨다.

우선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그는 "보시다시피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서 "필요시엔 (규제를)더 강화하겠다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9월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 줄었고, 10월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하더라도 11월부터는 다시 둔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과 관련해서도 최근 발언과 다른 톤을 내놨다. 정부와의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마땅치 않아 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이 총재는 "기획재정부 장관 말씀대로 (서울 주택)가격 자체에 신경 쓰고 있지만 실제로 단기적 정책목표만 본다면 가계부채 잘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재부를 방문해 연 타운홀미팅에서 어떻게든 서울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최상목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정책 목표는 특정 지역 주택가격이 아니라 주거 안정이라는 다소 상반된 견해를 밝혔었다.

정책금융을 DSR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중장기적인 과제'라는 견해를 표했다. 한은이 이전까지는 정책금융 등을 포함한 DSR 적용 범위 확대를 거듭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자세다.

금융당국 압박 등에 따른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향 조정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대출 항목에 따라서 금리가 달리 움직이는 것이 왜 엇박자라고 언론에서 자꾸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부동산 대출에 대한 금리를 올리는 것을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향후에도 중립금리 수준을 향한 금리 인하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점을 거듭 확인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대해서도 이전과는 다소 다른 곳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어떤 계량 모델을 쓰더라도 중립금리 상한보다 위에 있는 실질금리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있다"면서 "중립금리 이상으로 계속 오래 가져가면 성장률 2% 유지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이 2% 성장에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구조개혁을 하고 정말 노력하면 2% 이상의 잠재 성장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은 '비둘기' 평가…"1월도 가능"

채권시장도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이 이전보다는 확연히 누그러졌다고 평가했다.

다소 제약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에도 1월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도 유지되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단적으로 평가하자면 매우 비둘기파적인 회견이었다고 본다"면서 "중립금리로의 조정을 강조하면서 언제든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견해로 들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5명의 위원이 3개월 이내 동결 견해를 표했지만, 이 총재는 이 또한 변수가 생기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이 연내 추가 두 차례 인하한다면 한은도 1월에는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매파적 동결이 될 것이란 시장이 전망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성장을 한층 강조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인하 기대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이 현재 2.1%인데 11월 전망에서 이보다 조금만 낮아져도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한은도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적어도 1월까지는 동결 신호를 준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이 총재가 물가가 낮아져 실질금리가 높아졌다는 점은 인하 근거로 들었지만, 이는 8월에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굳이 10월에 금리를 내린 점은 이전의 메시지와 비교하면 다소 어색하다"면서도 "1월 인하를 프라이싱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총재도 10월 가계부채는 늘 수 있다고 말한 만큼 5명의 금리 유지 의견 위원들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11월 금통위에서 많이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간담회 참석하는 이창용 한은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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