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경기 침체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샴의 법칙'을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경기가 8개월 연속 침체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의 주장에 금융권 일각에서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침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적용한 실업률 데이터가 계절적 특성을 보정하지 않은 원계열 통계라서 침체 신호를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임광현 의원실은 국내 실업률 데이터에 샴의 법칙을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경기침체 신호를 나타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샴의 법칙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클라우디아 샴 박사가 제안한 것으로,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아지면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론의 골자다.
샴의 법칙은 1950년 이후 있었던 미국의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을 제외한 10번을 맞췄을 정도로 높은 통계적 유효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샴의 법칙을 우리나라에 적용했을 때 8개월 연속 침체 신호가 발생하고 있으며, 또 2023년 이후 기간으로 봤을 때는 19개월 중 15개월간 침체 신호가 나타났다는 것이 임광현 의원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분석에 금융시장 일각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샴의 법칙을 적용할 때 원계열이 아닌 계절조정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계절적 영향이 큰 농업의 특성과 고등학교·대학교의 방학 요인을 고려하면 실업률이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은 것은 매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보정하지 않은 원계열 데이터로는 경기 침체 신호를 과다하게 추정하게 된다는 얘기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소시에테제네랄(SG)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나라든 계절조정 데이터를 쓰는 것이 원칙"이라며 "미국의 경우도 당연히 계절조정한 숫자를 쓴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원계열 데이터를 사용한 우리나라 실업률 3개월 이동평균의 연중 저점과 고점의 차이가 대략 1.0%포인트 정도 되기 때문에 샴의 법칙을 원계열 실업률에 그대로 적용하면 우리나라는 매년 불황을 겪는다는 부자연스러운 결과가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원계열이 아닌 계절조정 데이터를 사용했을 경우에도 올해 초 침체 신호가 발생하기는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조정 데이터를 사용한 3개월 이동평균 실업률은 2024년 1월 3.0%까지 올랐고, 이는 직전 12개월의 저점인 2023년 10월의 2.5%보다 0.5%포인트 높아 샴의 법칙을 충족한다.
다만 오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서도 "2023년 하반기의 꽤 가파른 실업률 상승은 고용 증가세 둔화가 아닌 경제활동 참가율의 상승에 기인한 것이었다"며 "실업률이 2023년 10월 2.5%에서 2024년 1월 3.0%까지 올라갈 동안 경제활동 참가율은 64.3%에서 64.7%로 올라갔고 고용률 역시 62.7%에서 62.8%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상승의 원인이 고용 둔화가 아닌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에 따른 노동력 증가라는 얘기다.
다만 임광현 의원실도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통상적으로 8월 이후 폭염기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 실업률이 감소하는 우리나라의 계절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원계열 실업률의 계절적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년 동기(전년 동월)의 추세와 비교하고 있기도 하다.
샴의 법칙 자체가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샴의 법칙으로 경기 침체를 얘기하기가 어렵다"며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 경기를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실 관계자는 "계절조정 수치를 써야 한다는 이론적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업률 증가 원인이 노동력 증가라는 주장도 청년층 기저효과 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 의견을 제시했다.
통계청. 연합인포맥스 가공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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