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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트럼프가 구상하는 '그림자 연준 의장'

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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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경제 자문

[출처 : 호프글로벌포럼 홈페이지]

(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와중에 연준이 지난 9월 '빅 컷(50bp 금리인하)'으로 피벗(기조 전환)을 시작한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트럼프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 언론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금리인하 폭이 그 절반(25bp)일 것으로 예측했다"며 "'빅 컷'은 정치적 행위"라고 힐난했다.

앞서 트럼프는 11월 대선 전에 금리인하를 내리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연준이 빅 컷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을 현직에 두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어떤 사람'은 해리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해리스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빅 컷으로 지원사격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트럼프의 핵심 경제 자문역이 지난주 공개적으로 꺼내든 '그림자 연준' 구상은 트럼프가 파월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시사했다.

헤지펀드 키 스퀘어의 스콧 베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파월의 임기가 끝나기 훨씬 전에 그의 대체자를 뽑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두는 방안을 트럼프 고문들에게 제안했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빠르게 연준 의장 후보를 낙점할 수 있고 '그림자 연준 의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의 의장으로서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은 돼야 끝난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올해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파월의 임기를 보장한다"고 공언했던 만큼 파월을 직접 해고하지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의 힘을 빼고 그를 사실상 레임덕으로 몰아넣고자 하는 구상이 그림자 연준 의장이다. 파월이 의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기 1년 전에 이미 차기 연준 의장을 뽑아두고 상원 인준까지 받아두면 시장은 차기 의장의 입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트럼프의 수석 경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베센트는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라는 개념에 근거한다면 (차기 의장을 미리 뽑아뒀을 경우) 파월이 뭐라고 하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의 구상이 무서운 점은 전례가 없고 금융시장 질서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에도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요직의 대통령 지명 절차를 통제하는데 이는 더 이상 필리버스터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공화당은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 선거에서 상원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이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미국 금융시장은 상당한 불확실성에 맞닥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직 연준 의장과 그림자 연준 의장이 의견 충돌을 일으키면 시장은 정제되지 않은 의견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 어려워진다.

일단 트럼프 캠프는 이같은 구상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본인이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것은 2기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있고 베센트가 트럼프를 공식적으로 대변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베센트 또한 "그림자 연준 의장은 나의 생각일 뿐 트럼프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에게 이같은 구상을 전달했으며 호평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또한 대선 유세 과정에서 베센트를 최측근 경제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여러 차례 전면에 세우기도 했다.

'그림자 연준 의장' 구상이 공개되자 금융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삼의 법칙'을 창안한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의 'X' 계정에 베센트의 제안에 베센트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무엇인 잘못될 수 있을까? 모든 것!"이라고 근심을 드러냈다.

미국 월가의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창립자도 베센트의 구상은 끔찍하다며 연준 의장이 시장에 많은 소음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팟캐스트 베리시리어스의 조쉬 바로 설립자도 "그림자 연준 의장은 트럼프에게 득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그림자 의장을 미리 두더라도 연준 의장이 단독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요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호 뉴욕특파원)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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