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일탈 문제로만 보기 어려워…내부통제 뚫린 신한證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온다예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대규모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 사고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내부통제로 충분히 거를 수 있었던 사고라는 설명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2일과 이달 10일 사이 ETF LP로서 자금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1천300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내부 직원이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추가 이익을 얻으려고 장내 선물 매매(프랍 트레이딩)를 시도하다가 과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스와프 거래(미래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설정해 금융 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행위)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내부감사를 진행한 뒤 필요하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P 역할을 수행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라면 발생하기 어려운 사고라고 꼬집었다.
일반적으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매매는 결제부서와 리스크부서를 거치도록 한다.
'프런트 오피스'인 LP가 매매하면 하면 '백 오피스'인 결제부서에서 후속으로 상대 거래자와 계약서를 주고받는 등의 결제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거래가 허위였다는 사실이 아무리 길어도 일주일 이내에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2개월 넘게 은폐됐다는 사실이 의문이라고 바라본다.
신한투자증권 결제부서가 거래상대방 결제부서와의 확인 없이 프런트에서 준 계약서로만 스와프 거래를 처리해줬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결제부서를 통과했더라도 2단계 관문인 리스크부서에서조차 걸러지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1천300억원 정도의 손실을 야기할 정도로 대규모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에선 한 사람 또는 한 부서에서 매매하기엔 과도하게 큰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문제가 된 담당자가 야간 시장에 코스피200선물 프랍 매매하다가 1천계약(약 8천억원)으로 매수 포지션이 증가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대형 증권사는 ETF LP 담당 부서에 프랍 매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포지션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 사람이나 한 부서에서 저렇게 큰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었다는 것도 대부분의 대형사는 막혀있을 텐데 의아한 부분"이라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다른 장외 거래를 생성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백 오피스에서 발견하지 못한 부분도 미심쩍다"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2024.9.15. 여의도 TP타워 사학연금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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