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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중과부적' 삼성전자

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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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함."

표준국어대사전은 '중과부적(衆寡不敵)'을 이렇게 정의한다.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처한 상황을 묘사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삼성전자는 많은 사업을 한다. DX(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 부문은 스마트폰과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네트워크 시스템, 컴퓨터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메모리와 로직, 파운드리를 아우른다. 세계에서 유일한 경우다.

연결 대상 종속회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디스플레이 제조사 삼성디스플레이, 전장부품과 오디오 제품을 만드는 하만까지 포함한다.

사업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삼성전자의 경쟁사를 보자면 영역별로 나누어 살펴야 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은 애플, 메모리는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로직(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은 퀄컴과 미디어텍, 파운드리는 TSMC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은 사실상 그 사업에 '올인'하는 회사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혼자 이들 회사와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는 사실 자체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여러 방면에 걸친 전황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 듯하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매출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고급형 제품에서 이미 아이폰에 시장 주도권을 내준 삼성전자는 저가형 제품에서도 중국 업체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본진'이라고 할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크다. 2030년 로직과 파운드리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 기업인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을 날카롭게 벼려야 한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 8일 3분기 잠정 실적발표와 함께 내놓은 메시지에서 첫째로 제시한 대안도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의 전문성으로 무장한 이사회와 경영진, 그리고 권한과 책임이 결합된 의사결정 구조가 필수다.

현재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 이사회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등기이사가 아닌 이재용 회장과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을 주목하는 시선이 더 많다.

전영현 부회장도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될 예정이지만 아직 이사회 정식 구성원은 아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반도체 고객사에 '턴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은 삼성전자가 가진 독특한 사업 구조의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한정된 자원이 분산되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상황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DS부문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분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적어도 수년간은 삼성전자가 현재의 거대하고 이질적인 사업 구조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이러한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는 온전히 경영자의 책임이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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