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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의 투자] 피벗 효과 'F4'에 달렸다

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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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드디어 내렸다.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25%로 25bp 인하했다. 이번 인하는 지난해 1월 금리를 3.5%로 올린 이후 1년 9개월 만의 '방향 전환(피벗)'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 0.5%까지 내렸던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물가가 목표인 2%로 수렴하는 흐름인 상황에서 내수 부진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앞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50bp나 인하하면서 해외 여건을 조성해주기도 했다. 중국도 이 틈을 타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며 유동성 완화와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표출했다. 하지만 우리의 이번 피벗은 시작되자마자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수 경기를 살리려면 이번 한 번만으로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앞으로 금융안정이 담보되지 않는 한 추가 인하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한은도 25bp 인하 효과로 향후 1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07%포인트(p) 증가하고, 투자와 민간 소비 증가율은 각각 0.05%P, 0.04%P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정도로는 피벗의 온기가 경제에 제대로 전해질지 미지수다. 인하 속도는 부동산 시장과 연계된 가계부채 증가세가 틀어쥐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수 활성화나 경기로 봐서는 금리를 빠른 속도로 낮추고 싶다"면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의 정책 공조하에서 그런 것(금융안정)을 보면서 속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외부 전망기관의 시각도 비슷하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기관 21곳의 전망을 종합한 결과, 이 중 20곳이 올해 내에 추가 인하가 없다고 내다봤고, 다수가 다음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예상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는 11월이 마지막이다. 유일하게 다음 달 추가 인하를 내다본 바클레이즈도 내년 1월 가능성이 더 커졌음을 언급했다. 이들은 한번 흐름을 탄 부동산과 가계부채 증가세는 쉽게 잡힌 적이 드물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9월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대비 1포인트(p) 상승한 1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의 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표의 장기평균은 107 수준이다. 피벗을 통한 경기부양의 효과를 내려면 추가 인하가 빨라야 하고, 누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수호 의지와 정책 적용이 필수다.

기준금리 인하가 되려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공고히 하는 부작용을 만든다면 차라리 피벗을 안 하고, 늦게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한은은 50bp 인하의 경우 25bp보다 두배의 긍정적 영향을 경제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시선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장이 모이는 'F4 회의(거시경제 금융회의)'로 쏠린다. 피벗 효과의 장애물을 걷어줄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이런 협의기구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한민국이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어서다. 이럴수록 금리 조정과 이에 따른 거시경제 변화에 대해 합리적인 정책 조정과 의견 교환이 더 긴밀히 이뤄져야 한다. 결론은 나와 있다. 가계부채를 못 잡으면 추가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성장은 느리지만 붕괴는 빠르다고 한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이는 자칫 우리에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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