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LP' 공매도 금지 당시에도 논란
김상태 사장 책임 통감…사태 수습 결과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사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신 골이 깊은 금융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 할 수 없지만 증권사의 불신에 큰 책임은 증권사 자신에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게 공매도가 금지된 국내 주식시장에서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선물매매로 1천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신한투자증권 담당 직원은 ETF 선물매매 과정에서 통상적인 스와프 거래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실패 문제도 있지만, LP가 불법 공매도와 같이 시장교란 행위에 개입하고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의혹에 불을 지폈다. ETF LP에 관련된 의심은 공매도 금지 당시에도 논쟁거리가 됐던 바 있다.
지난해 정부는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시장조성자(MM)·LP는 공매도를 허용했다.
당시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ETF LP에 의한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고 금감원은 6개 LP 증권사를 상대로 현장점검에 나서 점검 결과 LP의 불법 공매도는 없다고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의 검사 당시에는 불법 공매도가 없었을 수 있었겠지만 1천300억원의 손실이 나도록 증권사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언제든 불법 공매도도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강화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금융투자업계에 핵심 이슈였다.
실제 지난해에도 홍콩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랩·신탁 불건전 영업 등 업계 안팎으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부통제 강화로 관련 문제를 근절함과 동시에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적으로 '금융투자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경영 선포식'도 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한해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공염불'이 됐다.
최근 증권사들이 본연의 목적보다 수익성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수익을 위해 내부통제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다는 비판은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증권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종투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채무보증 수수료로 얻는 수익이 지난 10년간 723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투사들이 원래 취지인 모험자본과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보다 단기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PF 등 사업에 집중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결국 종투사들의 기준을 높이고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사들의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IB와 경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수익성만 추구하는 증권사와 직원의 욕심으로 점점 힘을 잃고 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CEO로서 저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단순 사과로 끝내기엔 손실 규모가 천문학적이고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너무 차갑다. 앞으로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사건 수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금융투자업계와 1천400만명의 개인투자자가 지켜보고 있다. (투자금융부 장순환 기자)
[촬영 안 철 수] 2024.9.15. 여의도 TP타워 사학연금
shjang@yna.co.kr
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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