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금융시장의 격언인 '샤워실의 바보'와 중국 고전 서유기의 '파초선'을 언급하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혼선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정책이 소위 냉탕·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누가 얘기하는 대로 샤워실의 바보 같다"고 말했다.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틀면서 물의 온도를 적당하게 맞추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빗댄 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완전 고용을 이끌어 내겠다며 온수 꼭지(금리 인하)를 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뜨거운 물에 놀라고, 이를 막겠다며 냉수 꼭지(금리 인상)를 돌리다가 경기 침체를 일으키는 상황을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는 다만 통화정책이 아니라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샤워실의 바보에 비유했다.
정부가 디딤돌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가 수요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이를 유예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들에게 주택을 마련하는 디딤돌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 지금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대출 한도 축소했다가 또 며칠 만에 번복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평생 집 한 채 마련해보겠다고 나름 온갖 계획을 세워서 정부의 대출을 믿고 집 살 준비를 했다가 갑자기 대출을 중단해버리면 그 사람들 어떻게 하나"라며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안되면 결국 제2금융권으로, 또는 사채를 빌려서 집을 사든지 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파초선의 예도 들었다.
그는 "부채를 쓰는 요괴는 가볍게 부채질하지만 이게 온 세상에 태풍을 몰고 온다는 것"이라며 "권력이란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온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정말 신중하고 섬세해야 한다"며 "즉흥적으로 과격하게 하면 현장에서는 그야말로 태풍이 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도록 미리 알리고 합리적 대안도 만들고, 이미 국가정책을 믿고 행동한 사람들에게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게 정책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만 5세 초등입학, 의대 교육과정 축소, 수능 킬러문항 배제 등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킬러문항을 없애겠다고 그랬는데 실제로는 킬러문항이 훨씬 더 많아서 입시 현장의 엄청난 혼란을 불러오지 않았나"라며 "신중하게 정책 결정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3 utzza@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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