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펀드 출시 한 달…"운용 수익률로 성과 보여줘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일색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산배분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디딤펀드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지 관심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자산운용사 25곳이 동시 출시한 디딤펀드 25종은 퇴직연금 상품 확보·수익률 제고를 위해 업계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브랜드다.
디딤펀드는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 이상의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드펀드(BF)다.
지난해 서유석 회장 취임 이후 금융투자협회가 추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원리금보장 상품에 쏠린 퇴직연금 적립금을 펀드 시장으로 옮겨와 투자자들의 노후 준비를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약 1개월이 지나면서 업계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디딤펀드를 출시한 운용사 중 22곳은 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릴레이 기자간담회를 펼치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운용사들은 저마다 차별점을 둔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딤펀드가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업계 기대 속 힘찬 출발을 알렸지만, 은행 판매채널 확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승인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디딤펀드 25개 중 기존 펀드를 활용한 펀드는 10개, 나머지 15개는 신규로 출시됐다. 기존 펀드는 은행·보험·증권사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는 반면, 신규 펀드의 경우 판매 채널이 은행을 제외한 증권사 등으로 국한된 상태다.
은행 고객 수가 많은 만큼 디딤펀드 흥행을 위해선 은행을 판매채널로 확보하는 게 관건이지만, 은행이 실적배당형 상품 취급에 보수적이어서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선 은행이 디딤펀드 주요 판매사인 증권사의 마케팅 현황, 펀드 수요를 지켜보다가 트랙 레코드가 쌓이면 라인업 추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실적배당형 상품과 관련해 불완전판매 논란 등 여러 이슈를 겪은 경험이 있다 보니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우선은 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은행에서 라인업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 승인도 디딤펀드가 풀어야 할 과제다. 디딤펀드가 디폴트옵션에 편입되기 위해선 퇴직연금 사업자의 승인 신청을 거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퇴직연금 사업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디딤펀드의 운용 수익률이 판매 저변을 확대할 핵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디딤펀드가 견조한 수익률로 성과를 입증한다면 궁극적으로 디딤펀드가 원리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으로 퇴직연금 자금을 유입하는 경로가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작년 말 기준 382조4천억원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나 전체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형이 333조3천억원(87.2%·대기성자금 포함)을 차지해 실적배당형(49조1천억원·12.8%)을 압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되는 데다가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제혜택을 위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자금이 몰려 디딤펀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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