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적용시점 늦출듯…내달 보험개혁회의에서 최종 확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30년으로 확대된 보험사의 최종관찰만기 적용 시점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FRS17과 킥스(K-ICS) 도입 이후 여러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자본비율이 급격히 하락한데 따른 부담이 커져서다.
2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할인율 자문회의를 열고 할인율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안이 논의됐다. 만기 시점을 23년, 25년 등 세분화 함으로써 사실상 내년으로 설정된 적용 시점을 늦추는 게 핵심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현재 20년으로 설정된 최종관찰만기를 내년부터 3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불어 장기선도금리(LTFR)는 4.55%로, 종전 인하폭(15bp)에서 더 확대한 25bp 낮춰 올해부터 적용해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는 안을 두고 보험사 사이에선 이견이 있었다. 자산운용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해달라는 목소리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시에도 30년물 이상의 초장기 금리 상품이 제한적이어서 최종관찰만기가 성급하게 연장되면 자산 간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여기에 현재는 킥스 비율까지 급락하며 보험사들이 적용 시점 유예를 더 절실히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최종관찰만기가 30년으로 확대되는 데 큰 부담을 느껴왔다. 정책금리 피벗으로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가 시작되면서 만기가 긴 상품의 경우 국고채 30년물 금리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보험부채를 평가하면 그 규모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상반기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킥스 비율도 직접적인 유인이 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217.3%로 전분기(223.6%) 대비 6.3%포인트(p) 하락했다. 생보사는 212.6%로 전분기 대비 10.3%p, 손보사는 223.9%로 0.8%p 떨어졌다.
업권의 평균은 200%를 넘지만 이는 일부 국내 영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외국계 보험사들의 수치가 높아서 산출된 착시다. 개별사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분기 들어 두 자릿수 대의 낙폭을 보인 보험사들이 많았다.
보험사들이 떨어진 킥스 비율을 끌어올리고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 가용자본을 늘리고 있지만, 마냥 발행 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보험사들의 중론이다.
이에 업권별 협회는 물론 주요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수 차례 금감원을 찾아 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해왔다.
할인율 개선안의 수정 여부는 채권시장의 관심도 크다. 최종관찰만기가 보험사의 금리위험 헤지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만큼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 안팎에선 자칫 이번 조치가 보험업계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까 염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종관찰만기 확대는 수 년 전부터 예고된 사안임에도 보험사의 자체적인 준비가 미흡해 자본비율에 주는 영향이 더 커진 면도 있어서다.
게다가 금융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측면에서도 정해진 로드맵을 수정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자문회의에서도 예정대로 30년으로 확대된 최종관찰만기를 내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우선 각 보험사들이 최종관찰만기 확대에 따른 시나리오별 보험사가 받게 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주까지 보험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험사의 부채와 킥스 비율 변화 추이를 살펴본 뒤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 유예 여부를 포함한 할인율 제도 개선안은 내달 초 열릴 보험개혁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문회의에서 결론을 내기보단 보험사 할인율 제도 개선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며 "최종관찰만기를 확대하는 안을 예정대로 유지할지, 단계적으로 도입할지에 대해선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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