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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그림자 연준 의장' 구상이 진짜 노리는 것

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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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고안한 '그림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구상을 두고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대선이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의 승리를 점치는 베팅이 커지면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그림자 연준 의장 구상도 넘겨들을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림자 연준 의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사실상 레임덕으로 몰아넣기 위해 나온 방안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키 스퀘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럼프의 핵심 경제 자문역인 스콧 베센트가 제안한 이 구상은 파월의 임기가 끝나기 훨씬 전 그의 대체자를 뽑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두겠다는 것이 골자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2026년 5월까지며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까지다. 이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지 않고 파월의 후임을 미리 뽑아 금융시장이 파월을 배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림자 연준 구상이 진짜 노리는 것은 파월의 레임덕이 아니라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문 부의장의 교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지난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은행 경영진과 전 연준 인사들은 트럼프가 전례 없으면서도 (연준 의장에 대한 해고보다) 논란이 덜한 방식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명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 관료였던 마이클 바 부의장의 월가 감독 권한을 빼앗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는 금융감독 부의장 역할을 2026년 7월까지 맡는다. 연준 이사로는 2032년 1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의 참모진은 연준에 더 강하고 빠르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대형 은행 로비스트 및 몇몇 전 연준 이사들과 전략을 논의했으며 바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이 여기서 나왔다. 여기에는 최소 6명의 월가 은행 임원과 로비스트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안은 아직은 현실화 단계까진 아니다. 이 방안을 논의한 누구도 트럼프가 이같은 방안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확신하진 못하고 있다. 파월이 연준 이사의 일부 권한을 박탈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지도 불확실하다.

일부 법률 전문가는 미국 대통령이 연준 부의장을 해고할 수 있는지 법적으로는 불확실하며 대부분은 법정에서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트럼프가 그런 조치를 취하면 연준이나 바는 모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스콧 알바레즈 전 연준 법률고문도 바를 강등하는 것이 법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같은 논의에 정통한 사람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바의 권한 축소는 거의 확실하게 일어날 일이며 트럼프가 집권 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획기적인 접근법과 일맥상통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가 파월 대신 바를 목표로 삼는다면 정치적 부담 외에 월가의 로비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바는 은행권의 반발을 수용해 미국 주요 은행의 자본금 상향 요구를 최초 예고안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겠다고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밝혔다.

바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시스템 주요 은행(G-SIB)'으로 지정된 대형 은행에 대해 자본금 요건을 종전 대비 9%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규제 예고안을 수정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과 미국 연방예금공사(FDIC) 등 규제 당국이 작년 7월 예고한 최고 규제 강화 예고안에서 대폭 밀려난 수치다.

연준은 바젤3 은행 건전성 규제의 마지막 단계 차원에서 그간 대형 은행의 자본금 요건 강화를 추진해왔고 최고 19% 상향안을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월가는 지나치게 규제가 강하다고 반발하며 정치권을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전을 펼쳐왔다. 한 마디로 바는 월가 입장에서 과도하게 매파적인 '눈엣가시'인 셈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바가 금융감독 부의장직을 내려놓으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기사에서 "트럼프가 집권 당시인 2018년 보먼을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보먼이 금융 감독 담당 연준 부의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보먼이 워싱턴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보먼은 연준 내부에서 눈에 띄게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진정호 뉴욕특파원)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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