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4일 오후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재훈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0.14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매각을 둘러싸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정 금융사에 대한 '특혜설'이 불거지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예금보험공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각 주체인 예보가 메리츠화재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매각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국감에서 잇따르자 새주인 선정을 위한 발표 시점도 미뤄질 것이란 예상이 제기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오는 30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국감 과정에서 제기된 지적사항을 반영해 일정을 다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장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되는 메리츠화재가 여전히 새주인이 될 것이란 전망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예보는 물론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 내에서도 MG손보의 신속한 경영 정상화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선 동종 사업을 영위 중인 민간 보험사가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앞서 지난 10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예보가 수의계약 입찰 마감 데드라인을 연장한 것 등이 메리츠화재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1조원 이상의 기회이익이 예상되는 딜인데, 특정 원매자에 대한 특혜로 보이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입찰 기한을 연장한 것은 메리츠화재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추석 연휴와 겹쳐 일괄 연장을 결정한 것"이라며 "그 어떤 고려나 특혜 없이 법률상 절차에 따라 MG손보 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2주 뒤 진행된 종합 국감에선 의원들의 질타 수위가 한층 강해졌다.
신 의원은 "예보가 수의계약 기간 연장 사례로 티웨이와 예스저축은행을 언급했는데, 이는 마감일을 하루 남겨 놓고 입찰자가 없어 연장한 것으로 일주일 전에 연장한 MG손보 케이스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됐으며 이달 말 통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 관련해선 "메리츠화재로 수의계약이 성사되더라도 감사원 감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보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케이스는 감사원 감사를 각오하고 하는 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 또한 예보가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염두에 두고 법률자문을 받은 것 또한 특혜라고 했다.
그는 "금융제재 이력이 있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계약을 이전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감 이후 우협 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발표할 경우 특혜 의혹을 강력히 제기하겠다"고 했다.
정무위원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까지 나서 "절차적인 부분에 있어 말씀 주신 부분들이 수렴될 수 있을 지 봐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재훈 예보 사장은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겠다. (메리츠화재가 내정됐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MG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데는 메리츠화재가 새주인으로 낙점될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영향을 주고 있다.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메리츠화재가 인수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의 폭과 강도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그간 지속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손보업 선두권까지 오른 메리츠화재가 인력구성 상의 비효율을 떠안으면서 인수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의 많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예보가 선제적으로 현재의 인력 비효율을 상당 부분을 정리해 줄 것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 '국책은행 활용법'을 지속해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두고 메리츠화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일리파트너스가 IBK기업은행을 전략적투자자(SI)로 확보한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MG손보 매각은 예보의 지원에 따라 막대한 기회이익이 예상되는 딜인 만큼 민간 보험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국책은행 산하에서 관리하는 것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기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MG손보 매각 절차와 관련해서 그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기업은행이 이번 국감에서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매각 절차가 다른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생겼다.
금융권 안팎에선 기업 관련 보험이 취약한 국내 보험 포트폴리오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 채널에 특화된 기업은행이 나서는 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이슈가 됐던 기업휴지보험 활성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보는 평가도 있다.
인력 구조조정 측면에서도 메리츠화재 대비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력한 기대효과 중 하나다.
다만,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기은의 손보업 진출을 위해선 금융당국과 풀어야 할 문제들이 여럿 남은 것으로 안다. 원하는 것이 명확한 메리츠화재와 비교할 때 효과나 속도면에서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며 "국책은행이 인수했던 KDB생명 또한 경영정상화의 성공 사례로 보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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