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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용 승계 위해 불법합병" vs "배척된 주장 반복"

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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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세 번째 공판…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쟁점

검찰 "그룹 지배권 강화 목적 일방적 합병 추진…물산에 피해"

이재용 측 "합병비율 불리 단정 못 해…사업 시너지 명확"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등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항소심에서 검찰은 이 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전단적(혼자 마음대로 단행함)'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가 명확한 합병이었으며, 검찰은 객관적 증거 없이 원심에서 배척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맞섰다.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는 28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이 회장 등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항소심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기일의 쟁점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이 회장 등 피고인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고 배임을 저질렀는지 여부였다.

오후 2시에 시작한 공판은 한 차례 휴정을 거쳐 오후 6시 20분에 마무리됐다.

앞선 두 차례 공판기일에서 양측은 각각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와 관련한 외부감사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다퉜다.

법정 향하는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28 pdj6635@yna.co.kr

◇ 검찰 "이재용 승계 위해 일방적으로 합병 추진"

검찰은 이날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의 증여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 등 이 회장의 재산증식 과정을 설명하면서 변론의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최소 비용으로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은 주가가 높아 유리할 때, 삼성물산은 주가가 낮아 불리할 때 합병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합병 결정 당시 삼성물산의 매출은 제일모직의 5.5배, 영업이익과 총자산은 3배에 달했는데, 시가총액은 오히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에 비해 2.6배 높을 때 합병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오래전부터 제일모직 상장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골자로 하는 승계 계획을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와병 후 제일모직 상장과 이 사건 합병(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갑작스럽고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불법 의도가 비로소 발현됐고, 이에 기반한 각종 불법행위가 자행돼 기소했다"면서 "수년 전부터 확정적 고의를 바탕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작 합병 당사자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채 미래전략실이 일방적으로 합병을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계열사 차원에서 합병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본 데 대해서는 "삼성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심각한 이해 부족"이라면서 여러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미래전략실이 명실상부한 그룹 내 최고 권력기관으로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미래전략실이 각 계열사에 불법행위를 지시할 수 있을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면서 "미래전략실은 계열사 의견에 귀속되지 않고 계열사의 중요 계약 체결에 관한 최종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 합병을 결정하면서 삼성물산과 그 주주들의 이익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을 전혀 검토한 적이 없었는데 미래전략실의 지시에 따라 형식적으로 합병 관련 제반 사항을 검토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들었다.

검찰은 "물리적으로 (삼성물산) 합병 TF가 구성된 뒤 (합병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불과 20일에 불과하다"면서 "그 기간에 시가총액 합계가 30조원에 달하는 굴지의 삼성 계열사 간 합병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가능한 것인지는 상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따지는 회계법인의 보고서도 미래전략실의 요구에 따라 하루 만에 결론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회계법인의 평가 책임자는 삼성물산의 질책과 미래전략실의 재검토 요구, 퇴사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증언했다"면서 이러한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에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다고 했다.

삼성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재용 측 "1심서 배척된 주장 반복…합병 시너지도 명확"

이에 맞선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저 원심에서 배척된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며, 공소장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본래 주장을 부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부당합병 사건의 핵심 전제가 이 사건 합병이 삼성물산에 불리한지 여부라면서 합병 시점에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됐고 제일모직이 고평가됐다는 주장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삼성물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거나 제일모직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배제하고 각 회사의 유불리를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합병 발표 당일 제일모직뿐 아니라 삼성물산의 주가까지 상한가를 기록했다면서 만약 삼성물산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병이라면 이러한 시장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은 합병의 사업 시너지도 명확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돼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확보했고, 3조원대 부실과 삼성엔지니어링 자본잠식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재무구조를 개선해 신용등급도 두 단계나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변호인은 "검사가 주장하는 손해는 내용도 특정되지 않으며 너무 추상적이고 선언적"이라면서 "반면 합병 성과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되나 검사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이사회가 합병 필요성을 형식적으로만 검토했다는 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숙의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회계법인의 평가 보고서에 대해서도 검사가 강압적인 환경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 미래전략실이 특정 합병비율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 측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서 검사 측이 앞선 발표에서 제시한 삼성물산 주가 흐름 그래프가 사실과 다르게 그려졌다면서 검찰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 오해를 유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측의 변론을 들은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인 11월 11일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약 체결 이후부터 합병이 성사되기까지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쟁점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11월 25일 변론을 종결한 뒤 항소심 재판부는 내년 초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지난 27일 삼성전자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서울고등법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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