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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실적분석] 정부가 끌어올린 '역대 최대 이익'

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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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대출금리 올려 이자이익↑

올해 이자이익만 50조 전망…KB금융은 사상 첫 '5조 클럽'

대출금리 가파른 상승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만 5조원이 훌쩍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만 16조원이 넘어섰다.

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커졌지만, 집값 급등세로 '영끌' 광풍이 재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 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올리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초래한 결과다.

여기에다 금리 인하에 따라 채권 평가이익 등 비이자이익까지 늘어나면서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금융권에선 5대 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분기만 5.4조…NIM 하락에도 이자이익 되레↑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4천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실적을 낸 작년 3분기의 4조7천564억원보다 7천177억원(15.1%) 늘었다.

KB금융이 1조6천14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작년보다 각각 20.9%와 3.9% 불어난 1조2천386억원과 1조1천5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천3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농협금융은 1년 전보다 순이익이 65.5% 급증한 5천613억원으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역대급 실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한국은행이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 금리 추세가 하향세로 돌아선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보통 금리 하락기에는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실제 KB금융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5%, 국민은행은 1.71%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13%포인트(p)씩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1.90%, 신한은행은 1.56%로 0.05%p 0.04%p씩 내리는 등 5대 금융지주 및 은행의 NIM은 전분기보다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자이익이 불어난 것은 대출 양(量) 자체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주담대 수요가 급증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분기에만 22조3천948억원 늘어났다.

특히 주담대 잔액만 22조4천238억원 증가했다. 지난 2분기보다 7조원 이상, 1분기와 비교해서는 3배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을 돌연 9월로 연기하면서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것도 은행들의 수익성을 키웠다.

은행권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영끌족 수요가 몰리며 3분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면서 "기업대출까지 자산이 꾸준히 불어나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정부 덕에…금리 하락기 비정상적 이익 증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역설적으로 금융지주 이익을 불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 7월부터 가계대출을 조이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초 3.8%대에서 지난 25일 기준 3.3% 수준까지 내렸지만, 최근 4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이 6.5%를 넘어서며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금리는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예대금리차는 확대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0.57%p로, 7월보다 0.136%p 커졌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7~9월 석 달여 간 30차례가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 결과다.

주요 지표금리는 하락하는데 비정상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만 거꾸로 오른 셈이다.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당국이 이달들어 "은행들은 손쉬운 방법(금리 인상)만 찾지 말고, 자체적으로 심사를 강화하라"는 식으로 메시지를 바꿨지만 금리 이하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금리를 조정하다보니 당초 예상보다 NIM 하락폭이 늦게 반영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순익 16.5조·이자이익 38조 '최대'

3분기의 이례적인 상황에 따라 올해 누적 기준 5대 금융지주가 올린 순익은 16조5천55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5.9%(9천237억원) 증가한 규모이며,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의 15조8천261억원을 큰 폭으로 웃돈다.

KB금융의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3천953억원인데, 4분기에 6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 금융지주 역사상 첫 연간 '5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신한금융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3조9천8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불었다.

더구나 3분기에 반영된 1천357억원의 신한투자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까지 고려하면 실제 순이익 증가폭은 더 크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누적 순이익도 각각 2조6천591억원, 3조2천2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와 8.3%씩 증가했고, 농협금융도 전년 동기보다 13.2% 증가한 2조3천15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5대 금융의 누적 이자이익은 37조6천161억원에 달한다. 이 역시 작년보다 2.5% 늘어난 역대 최대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이자이익만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림*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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