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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MG손보①] 정치권 발목에 매각 실패하나…혈세 투입만 는다

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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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예금보험공사가 추진 중인 MG손해보험 매각 절차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MG손보 매각 과정의 특혜 시비를 두고 금융당국이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정치권에 발목 잡힌 모양새는 여전하다.

이에 금융권에선 MG손보 매각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부실금융기관인 MG손보가 향후 제도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이 시급한 만큼, 이번 매각에 실패하면 더 큰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 금융당국 "특혜 없다"는데…정치권 맹공에 매각 하세월

3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G손보 매각 절차와 관련한 공정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예금자보호법과 금산법상 관련 절차에 따라 공정히 진행 중"이라며 "특혜 이런 부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MG손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가 내정됐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공정한 매각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책은행들에 MG손보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정부의 예산과 직결되는 국책은행의 책임을 다하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정치권이 지목한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모두 산하에 생명보험사를 두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여의치 못하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칸서스자산운용과 인수, 14년째 품어왔지만, 그룹 내에선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그간 산업은행 주도의 조(兆) 단위 자본 확충이 진행됐지만 자본 건전성을 보여주는 킥스(K-ICS·6월 말 기준) 비율은 현재 155.4%(경과조치 적용 전 58.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간신히 웃돌고 있다. 여러 차례 재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은 결국 내년 자회사 편입을 준비 중이다.

기업은행의 자회사 IBK연금보험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킥스 비율은 205.7%로 상대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는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에 불과하다. 경과조치를 적용 전 킥스 비율은 89.9%로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한다. 경과조치가 당국이 부여한 정당한 유예기간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킥스 비율이 100%를 하회하는 곳은 동종업계 중에서도 KDB생명과 IBK연금보험, 푸본현대생명 뿐이다.

이는 결국 향후 강화될 보험업계 회계 제도변경 체제에선 KDB생명과 IBK연금보험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확충이 수반돼야 한다는 방증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고 해서 부실금융기관을 떠안아야 한다는 발상은 근시대적 사고방식"이라며 "금융사의 의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국책은행도 사실상 혈세로 운영되는 곳이다. 부실금융기관을 시장이 아닌 국책은행에 떠넘기겠다는 것은 또 다른 이름의 공적자금"이라고 꼬집었다.

◇ 20년 부실의 늪…회계제도 변화에 정상화 불투명

MG손보는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이름이 거쳐 간 곳이다. 그만큼 대주주도, 사명도 수차례 바뀌었다.

1947년 대한화재 창업주가 국제손해재보험으로 설립한 뒤 재보사에서 원보사로 업종을 바꿔 197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자동차보험, 개인연금, 퇴직연금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했지만, IMF의 파고를 넘긴 쉽지 않았다.

결국 2001년 대한화재와 리젠트화재와 더불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금융당국에 경영개선안을 냈지만, 당국의 눈높이는 높았다. 이듬해 근화제약이 인수해 그린화재해상보험으로 변신, 이후 극동유화그룹의 품도 떠나 2008년 그린손해보험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럼에도 경영상태는 갈수록 악화했다. 결국 2012년 5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공개 매각이 추진됐고, 자베트파트너스와 MG새마을금고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MG손보 이름의 역사가 시작됐다.

재출범 뒤에도 경영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2019년 6월,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이듬해 JC파트너스 품에 안겼지만, 금융당국은 2022년 4월 금산법에 따라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보험업계는 MG손보의 지난 20년을 '부실의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때마다 사정은 있었지만, 결과가 나아지진 않았다. 상대적으로 단단한 판매 채널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랜 시간 따라다닌 '부실금융기관'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힘은 셌다.

금융당국이 IFRS17과 킥스라는 새 제도 아래 더 촘촘한 가이드라인을 예고하면서 MG손보는 더 어려운 시기를 마주하게 됐다.

내달 발표될 킥스 정교화 세부 방안과 보험부채 평가 할인율 현실화 방안, 그리고 해지율과 손해율 관련 계리가정 세부 가이드라인은 MG손보의 재무 상태를 더 악화하리라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곧 MG손보가 대규모 자본 확충 없이는 부실금융기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말 기준 MG손보의 킥스 비율은 44.4%,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는 36.5%로 업계 최하위다. 대규모 자본 확충 없이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

한 계리업계 관계자는 "IFRS17 체제에서 신규 CSM이 개선되고 있었지만 연이은 관리인 체제가 다시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며 "현재로선 대규모 자본확충을 담보할 대주주만이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질의에 답변하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유재훈 예금보험공사사장. 2024.10.24 kjhpress@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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