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 경제 곳곳에 경고음이 들린다. 우리나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예상치를 밑도는 상황에서 내수는 물론 수출마저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최근에는 국내외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금리와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한국은행이나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5%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2분기 기록했던 역성장(-0.2%)에서 벗어난 것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겨우 턱걸이한 정도다.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나 감소했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봐도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0.8%P를 기록했다. 그만큼 수출이 GDP 수치를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정책당국은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으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상치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액은 327억6천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환경도 께름직하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수출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여지도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미국과 중국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커지면 한국 경제에도 주요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리는 버팀목인 수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지난 분기에 내수가 GDP 역성장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나, 가계부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내수 부진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 기준금리까지 인하했으나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세계적으로 고금리와 고환율 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을 단행했으나 재정적자 가능성 등으로 정작 미국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 시장금리도 요지부동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맞물려 달러-원 환율이 다시 1,4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감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과거 경제위기 때와 달리 달러-원 환율 상승 자체가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환율은 물가나 무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주요한 잣대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처럼 나라 안팎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데도 국회는 경제문제를 포함한 민생은 나 몰라라 정쟁에만 몰방하고 있고, 정부에서조차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세수 감소 등으로 경제를 뒷받침할 재정 여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세수 기반을 늘리려는 정공법보다 일시적으로 재정 펑크를 메꾸는 미봉책에 급급하다. 정작 내수를 뒷받침할 재정 확대는 언감생심이다.
물론 정책당국의 주문처럼 일부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울수록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다 적극적인 대응은 위기를 극복하는 필수조건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국내외 경제 여건은 정부는 물론 여야 모두 힘을 합쳐 내수와 수출을 살리는 총력전을 펼쳐도 시원찮은 판이다. (편집국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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