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내년에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둔 한국과 일본의 해빙 분위기가 경제·산업계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화이트리스트 폐지를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은 사적인 네트워크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최근 산업계와 재계의 해빙 무드와 경계해야 할 이슈 등을 총 3꼭지에 걸쳐 진단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일본 도요타 회장이 운전하는 레이싱카에 현대차 회장이 동승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삼성전자 회장과 한국타이어 회장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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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진 진풍경이다. 도요타자동차그룹 아키오 도요다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는 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와 3위 회사의 수장들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까지도 등장했다.
재계의 한일 협력이 이전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0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 차관으로 성장했던 한국의 재벌 기업들이 이제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게이단렌)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제32회 한일재계회의를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직전 회의는 지난달 18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1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재계회의는 회를 거듭하면서 구체적인 안건을 내놓고 있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수소 사회와 공급망 공동 대응으로 압축된다.
먼저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그룹의 협력이 진행 중이다. 양국은 수소차 시장 확대, 수소 공급설비 확충, 기술 관련 국제기준 조화·표준화를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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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은 그저 당위적인 움직임은 아니다. 경제단체는 물론, 재계 총수들까지도 공공연하게 일본 기업인들과의 친분을 드러내며 파트너십 강화를 시사하기도 한다.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도요다 회장은 지난 레이싱 대회는 물론, 이에 앞서 연초에는 일본에서 만나기도 했다. 현대차의 일본 진출 및 시장 확대에 관심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도요타그룹의 조언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남동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협력사 모임인 'LJK' 교류회를 주재했다. LJK는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이란 뜻으로, 1993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부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이재용 회장이 총수 자격으로 주재한 것은 당시가 처음으로, 선친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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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역시 한일 간 협력에 적극적이다. 조현준 회장은 한국 무역협회의 한일 교류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일본 미쓰비시와 모건스탠리 지사에서 근무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은 공동의 목표와 경쟁상대를 갖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이렇게 뜻이 일치한 적이 없다"며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라고 단언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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