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영원한 적도 없지만, 또 영원한 친구도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나라 일본은 더욱 그렇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가 최근의 한일 해빙 분위기에도 방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지난 2003년 한국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도쿄대학교 금속공학과 졸업 후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연구했다.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 중립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관련 교육과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 협력 흐름에 분명한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와 경제라는 낮은 수준의 협력 물밑에는 여전히 지정학적 패권전이라는 근원적 문제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경제적 협력은 지속되어 왔다"며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군사적 부분이 가장 강하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삼각 공조에서) 미국과 일본의 이익은 일치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근본적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다시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해빙 분위기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본 측은 내다보고 있다"고 전봤다.
기능주의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다. 문화와 경제라는 비정치적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한국과 일본의 유대가 생겼으나, 군사·외교에서는 여전히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재계의 지일(知日) 흐름 역시 한일간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호사카 유지 교수의 생각이다. 역사적으로 한국 재벌가의 태동부터 성장 등에 일본이 크나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현재의 산업·경제적 협력 분위기는 기존 관계의 '재조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삼성이나 SK 등의 큰 대기업들은 일본을 모델로 삼았고, 일본에서도 상당히 많이 도움을 줬다"며 "손자병법의 나라인 일본은, 비즈니스에서도 철저하게 사전 조사를 하고,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따져서 관계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 기업과) 일본과의 연관성을 공론화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왔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기업 문화와 경영 방식을 수용한 한국 재벌가들이 현재의 성장 기반을 닦는 데 영향을 미친 사실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군사적 갈등이 생길 경우, 일본은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6·25 등을 통해 경험했다"며 "한국 대기업의 해외 진출로 군사적 위험이 분산됐다고 하더라도, 일본이 얻게 될 수 있는 이익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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