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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아파트 시장, 서울도 미분양 안풀린다

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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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l29ZY8Ke1Q]

※이 내용은 10월 30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출연:남승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앵커)

[이민재 앵커]

요즘 서울 아파트 시장의 화두는 거래실종이 아닌가 합니다. 찬바람이 불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많이 줄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앵커]

서울에 미분양 아파트가 900세대나 있다고요?

[남승표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946세대가 있습니다. 1월 말 기준으로 집계했던 997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준공 후 미분양으로 가는 양상입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 말 기준 455세대에서 8월 말 기준 517세대로 소폭이지만 증가했습니다.

8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을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동대문구가 170세대로 가장 많고 강서구가 105세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 외에 강북구 80세대, 도봉구와 마포구 각각 58세대, 구로구 38세대, 광진구 34세대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연초와 비교하면 동대문구의 미분양 증가가 눈에 띕니다. 업체별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이문아이파크자이 118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해당 단지는 이문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분양한 것인데요 HDC현대산업과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4천321세대의 대단지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문아이파크자이의 경우 작년 연말 분양할 당시에는 청약경쟁률이 꽤 높았다는 점입니다. 청약홈에 따르면 특별공급 세대를 제외한 787세대 일반분양에 1만4천면에 육박하는 청약 접수자가 나왔고 1순위 마감한 유형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앵커]

서울에서 대형건설사 2곳이 시공을 맡은 재개발 단지가 미분양이 났다는 것은 의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 단지의 경우 1, 2단지와 3단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요, 미분양 정보에 위치까지 기재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전철역에서 먼 3단지 물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아파트 3단지는 테라스형인데 입지적인 불리함에도 분양가는 오히려 1, 2단지보다 높게 형성된 것이 미분양의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아직 미분양으로 신고되지는 않았지만 청약 완판되지 않고 무순위 청약 중인 아파트 단지들도 꽤 있습니다.

10월 들어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곳들을 보면 에비뉴 청계II 39세대,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5세대, 해링턴 플레이스 안암 2세대,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33세대, 중앙 하이츠 강동 26세대, 어반 클라쎄 목동 13세대 등이 있습니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의 경우 다섯 번째 임의공급에 나선 것인데요 해당 단지는 지하철 이용이 쉽지 않은 데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 미분양 해소에 시간이 걸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으면 미분양이 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렇듯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시장이 활황을 띠던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서울에 미분양 주택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조금씩 증가하더니 지난 2023년에는 한때 2천세대까지 증가했다가 지금은 1천세대 규모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방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방 미분양 주택은 작년 1월 6만세대까지 증가했으나 작년 10월에는 5만호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5만5천호 조금 못 되는 수준입니다.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별 미분양 현황을 보면 대구 9천400세대, 경북 7천300세대 등 대구 경북이 1만6천세대 정도로 많고 다음으로는 부산 5천600세대, 경남 5천세대, 충남과 강원이 각각 4천700세대 정도입니다.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을 보면 영호남에서 부산과 광주가 각각 140%대 증가율을 보였고요, 대구 경북은 물량 비중은 컸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대의 감소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서울도 미분양 규모가 해소되지 않고 지방은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미분양 주택 규모가 10만호에 가까워지면 위험하다고들 합니다. 따라서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악성재고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8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천세대 정도 있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 75% 늘었고 전월 대비로도 2.6% 늘었습니다. 건설사들도 준공 후 미분양 처리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대구에서는 계약축하금과 발코니 무상 확장 등으로 사실상 1억원 상당의 보상을 제시하는 데도 1년 넘게 미분양이 남아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단지는 초역세권으로 분류되는 등 입지도 나쁘지 않지만 고전 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장 분위기가 싸늘하다 보니 대구 아파트 매매도 지난 9월 1천700건으로 올해 최저였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주택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들도 타격이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우건설입니다. 대우건설은 마침 오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요,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8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종합해보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외형과 실적 감소 이유로 3분기부터 분양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분양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건설사로서는 사업장이 종료되기 때문에 외형은 줄어듭니다만 잔금이 들어오면서 이익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익도 감소한다고 본 겁니다. 증권사들은 대우건설의 지방 아파트 분양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입주가 돌아오면서 미분양 주택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거나 혹은 분양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이익을 훼손할 것으로 본 것입니다.

비단 대우건설 한 곳뿐만 아니라 주택비중이 큰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올해 3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DL이앤씨에 대해서도 국내 10개 증권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감소를 예상했고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업계 맏형 현대건설도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앵커]

겨울로 가고 있는 게 계절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얼어붙는 양상입니다. 이미 언론 보도에서 자주 언급됐습니다만 국내 주택시장을 끌고 가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도 9월 들어 반토막이 났습니다. 10월 거래량은 9월에 비해 더욱 저조하고요.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월 9천28건을 고점으로 8월 6천300건, 9월 2천900건, 10월 1천5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9월 10월 거래 건수는 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만 거래실종 수준이던 작년 연말 분위기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 매물도 늘고 있습니다. 아파트 실거래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8만6천건으로 2개월 사이에 6천건이 늘었습니다. 매물이 는다고 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매수보다는 매도 압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KB부동산에서 발간한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1로 지난달 상승전망 110보다 둔화했습니다. 매매가격 전망은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상승을, 작으면 하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KB부동산의 월간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부근으로 돌아온 것은 5개월 만입니다. 해당 지수는 올해 4월까지 기준선 아래에서 움직이다가 5월 100을 넘었으며 7월과 8월에는 각각 127과 124로 고점을 형성했습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습니다. 선도아파트 50이란 전국 아파트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일종의 선행지수 성격인데요 올해 3월 0.01%에서 8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습니다만 7월, 8월, 9월에 보여줬던 2%대 상승에서 10월 1.09%로 물러났습니다.

[앵커]

집을 매수하려고 하는 분들의 고민이 크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섰을 때는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내 집 마련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기다리는 것이 맞고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뒀다면 매수인이 우위에 서는 시장인 만큼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매물이 대폭 증가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준비된 사람들은 다양한 물건 속에서 자기에게 딱 맞는 주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막연한 상승에 대한 기대로 접근하기에는 아주 위험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합인포맥스 산업부 남승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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