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인더에 '지주사 전환' 통보
합병 이후 지주비율 50% 하회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100% 자회사 한화비전을 흡수 합병하는 배경에는 '지주회사 전환'을 회피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비율 관리 등을 통해 지주회사 성립 요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다. 그동안 한화는 양 사 합병에 대해 "사업경쟁력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증대 목적"이라고만 밝혀왔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489790]와 한화비전은 전날(10월31일)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100% 자회사인 한화비전을 흡수하는 형태다.
소규모 합병으로 별도의 주주총회 없이 이날 이사회 결의로 사실상 합병이 승인됐다. 내년 1월 1일이 합병기일이다. 회사 측은 "통합적인 전략 수립 및 운용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회사의 재무 및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그보다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의 건'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엔 의장을 겸하고 있는 안순홍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 전원(4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합병 목적으로 두 가지를 설명했다. 기존에 알려졌던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성 증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외에 ▲중간 지주사 형태 탈피를 통한 소액주주 보호 및 주가 밸류업 효과가 추가됐다.
[출처: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이사회 의사록]
특히 후자에 대해 '중간 지주사는 일반적으로 시장가치가 저평가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국내 증시의 고질병 중 하나인 '지주사 할인(디스카운트)'을 언급하며 합병을 통해 중간 지주사 지위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셈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를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지주사'로 지칭해 왔다. 한화비전 합병도 이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당시 한화비전을 조속히 합병해 '사업 지주사'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한화비전을 합병하면 지주사 체제에서 탈피하게 된다.
현재 한화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가 아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000880]가 '지주사 격' 회사로 불리는 이유다. 산하 계열사를 지배하는 역할을 하지만 현행법상 지주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주사는 조건이 있다. ▲자산총액 5천억원 이상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50%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회사 지분가액이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법적으로 지주사 지위를 인정받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그동안 지주비율 관리 등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피해 왔다. 여러 차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할 때도 늘 지주비율을 염두에 뒀다.
사실상 실익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한화를 통해 전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지주사 체제가 되면 금산분리 요건에 따라 금융 계열사를 산하에 둘 수 없다.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 등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출처: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하지만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출범과 동시에 지주사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보받았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지난달 18일 "공정위로부터 지주회사의 성립 요건을 모두 충족해 지주회사로 전환됨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지주비율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였던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하면 지주비율이 떨어진다. 지주비율은 분모에 자산총계를, 분자에 자회사 지분가액을 넣어 계산하는데,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한화비전을 끌어안으면 분모가 지금보다 커지고 분자는 작아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정식 합병법인으로 출범하는 내년 1월에 지주사 요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 출범한 신설 법인에서도 '무(無) 지주사' 기조를 이어간다는 뜻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산하에는 100%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만 남는다. 한화 측은 "한화정밀기계를 추가로 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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