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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둔화에 재정도 '고갈'…짙어지는 성장 먹구름

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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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주요 지표들이 줄줄이 부진한 가운데 재정의 경기 보완 여력도 떨어지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9월 생산 및 소비 지표가 둔화했고,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도 물량 측면에서 약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세수 부족을 감안해 약 7조~9조 원의 예산 불용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재정 여력 부족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3분기 GDP 쇼크…산업생산 등 지표도 둔화

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산업생산과 소비가 일제히 전월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특히 9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대비 2.6%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해서도 3% 줄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GDP에서 수출이 전기대비 0.4% 깜짝 감소한 가장 큰 배경이 물량 기준 반도체 수출의 둔화였다는 점과 궤를 같이하는 수치다.

여기에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중이다. 9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4% 줄었다. 지난 8월 1.7% 늘며 반등 조짐을 보이는 듯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전체적으로는 아직 양호한 흐름이다.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6% 증가한 575억2천만 달러로 10월 금액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수출의 증가 폭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수출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폭은 지난 8월의 11%, 9월의 7.5%에서 차츰 줄어드는 중이다. 월별 수출 금액도 8월 577억 달러, 9월 588억 달러에 비해서는 적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도 10월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인 125억 달러 수출됐지만, 지난 9월의 136억 달러에 비해서는 줄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HBM 등 고가 첨단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금액 기준으로 수출이 양호하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둔화하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국내 생산 유발 효과를 바탕으로 하는 GDP 계산에서는 가격이 아닌 물량이 기준이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의 수출가격지수는 지난 7~9월 전년동기 대비로 40% 내외의 큰 폭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수출물량지수는 7월에 전년동기대비 약 2% 감소했고, 8월에는 15%, 9월에는 17% 감소 등 큰 폭 줄어드는 흐름을 나타냈다. 3분기부터 물량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당폭 줄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다음 주 실시될 미국 대선에서 관세 대폭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우리 수출에 미칠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정 역할도 '공백'…한은도 우려↑

대내외 여건이 녹록하지 않지만, 재정투입 등 정책으로 이를 보충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당장 세수 부족으로 정부는 올해 7조~9조 원의 예산을 불용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방교부세 및 교부금도 6조원가량 감액한다.

4분기 등 연말 재정의 경제 기여도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씨티은행은 기재부의 이런 조치가 1년간 성장률을 0.06%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특히 올해 4분기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는 9월 산업생산 지표의 부진 등을 감안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소폭 내렸다.

한은 금통위에서도 재정투입 부진을 올해 하반기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10월 금통위서 한 금통위원은 "하반기 중 세수결손 등으로 통합재정지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있다"면서 재정 지출 둔화가 올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집행부에 질의했다.

한은 집행부는 "통합재정지출 증가율이 둔화한다면 정부 소비 이외에도 건설투자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GDP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내년 성장 전망에 대한 한은의 우려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이상인 2.1%의 성장을 예상했다. 오는 11월에는 수정된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가의 고사양 반도체 상황은 양호하지만, 저가 제품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등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디플레이션 수출' 식으로 밀어내기에 나서면 우리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출이 양호할 것으로 봤지만,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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