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다문화 민족을 위한 은행, 자문회사 등 금융회사가 성공한 사례가 많은 미국과 달리 호주에는 그런 사례가 없다는 걸 느꼈어요"
호주 한인 경제인 1세대인 신용하 솔로몬즈 그룹 대표는 호주 대표 금융회사인 맥쿼리투자은행에서 7년, JP모건에서 3년 등 총 10년간 아시아 투자를 담당하며 아시아계 투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하지만 호주 내 아시아 관련 전문지식이나 문화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지난 2019년 솔로몬즈를 창업하게 된 이유다.
왼쪽부터 신용하 솔로몬즈 그룹 대표, 박철구 호주 재무사
◇입소문 타고 3조원까지…호주 내 다문화 종합자문사 '우뚝'
다문화 민족이 전체 인구 중 절반을 넘긴 호주에도 그들을 위한 자문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창업한 솔로몬즈. 창업 직후 터진 코로나 팬데믹에도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회계, 법률, 기업 자문까지 영역을 넓히며 종합자문사로 자리매김했다. 실물부동산이나 사모대출 등 대체투자에 관심 많은 호주 현지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위해 올해 초 자산운용 라이선스도 인수한다.
자산관리 규모(AUM)는 32억 호주달러(한화 약 3조원)까지 단숨에 늘었다. 호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한국 등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면서 직원 수도 100여명까지 늘었다.
그 과정에서 박철구 호주 재무사도 2년 전부터 솔로몬즈에 합류했다. 호주 정부가 재무사 자격을 강화하면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귀한' 전문직 인재다.
스위스 식품회사인 한국네슬레에서 8년간 커피 원두 구매를 담당하며 원자재 시장의 직접 플레이어로 경험한 그는 여러 창업 경험을 거쳐 호주로 넘어왔다. 호주 최초 금융회사인 AMP에서부터 금융업에 본격 발을 담갔다.
◇한국 인지도 높아졌지만…'북한·재벌'이 막는 투자
이들은 '한국계' 호주인이라는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호주 현지 고객들과 미팅을 끝낸 뒤에는 한국식당으로 데려가 소맥(소주+맥주)을 선보인다. '한국' 하면 '솔로몬즈'가 생각나게 하려는 전략이다.
그와 함께 호주와 미국 주식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국 주식이라는 선택지도 제시하려고 한다.
신 대표는 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Z세대(1990년대 중후반 출생자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자까지 묶어 부르는 세대)들이 대학 졸업여행으로 가는 국가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며 "K문화로 인해 투자처로서 한국도 어느 정도 흐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장벽은 높다.
신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는 '재벌'과 관련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대학에서도 지배구조가 다른 나라로 한국이 제시된다"며 "호주는 대주주의 법적 문제(legal issue)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해 호주의 광산업체 포르테스큐 메탈스 그룹 회장은 이혼을 발표하면서 "우리 우정은 여전히 강하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부부 공동 지분 36%가 분리되면 회사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함이다.
북한 등 지정학적 디스카운트도 무시할 수 없다.
신 대표는 "한국 지수 투자를 고려했었는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하루아침에 없어질 것 같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아 투자펀드회사와 미팅하면 한국 은행주 등은 담아놓기도 한다. 다른 나라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되더라도 지정학적 문제가 해결돼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기술주 투자하는 호주 고액 자산가
호주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주식은 '배당주'이다.
박 재무사는 "호주 내 자본금이 크고 수익성이 좋은 자원회사나 은행 등은 고배당을 주고 있다"며 "거기다 배당소득세에서 회사가 지불한 세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세액공제 받는 프랭킹 크레딧(Franking credit) 제도로 이중과세가 안 돼 배당수익률이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식 중에서는 '테크(기술)' 기업을 선호한다.
신 대표는 "호주 증시는 광산회사나 은행주가 대부분으로 기술주 비중이 작고 미국은 매그니피센트7(M7)이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호주와 미국에 투자하면 분산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로몬즈자산운용은 향후 '아시아태평양' 하면 생각나는 회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신 대표는 "호주에서 생활하다 보면 백인들의 유리천장이 아직은 있다"며 "아시아태평양을 아울러 다문화 이민자들에게 고객 맞춤형 재무관리를 해주는 회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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