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개편안 등 보험업계를 향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이 이어지자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업계는 자본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작년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로 발행했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할인율 현실화 등 킥스 비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 개선도 남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 무·저해지 보험 관련 킥스가 해지 위험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무·저해지 상품의 위험액 산출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일반 보험에 비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 위험성을 더욱 크게 반영해 보험사가 이에 대비하는 자본을 충분히 쌓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해지 시 보험사의 순자산이 늘어나는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해선 해지율을 40% 떨어뜨려 위험액을 계산하도록 했다.
당국의 제도 변경이 올해 결산부터 적용되면서 보험업계는 조달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모습이다. 당국이 내놓은 방안에 따라 무·저해지 상품 관련 킥스의 해지 위험액이 증가하면 보험사들이 떨어진 킥스 비율을 맞추기 위해 증자나 자본성 증권 발행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험개혁회의 결과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올해도 자본성 증권을 이미 많이 발행했지만,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올해 5조7천억원에 달하는 자본성 증권을 발행했다.
이날 교보생명이 증액 기준 최대 6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나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업계가 올해 내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규모는 6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보험업계가 발행한 자본성 증권 규모는 3조원을 소폭 넘는 규모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가릴 것 없이 보험사들이 올해 지속해서 자본성 증권 발행을 해왔다"며 "작년에 비해 2배 규모인데, 당국의 여러 제도 개선과 금리 인하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할인율 인하가 금리 인하기와 겹쳐 보험사의 전체 부채 규모를 크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보험사의 보험부채 산출이 경제적 실질에 부합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할인율 산출 기준을 개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종관찰만기 도입, 장기선도금리 조정 폭 확대, 유동성프리미엄 조정 등이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최종관찰만기 이후 구간에 적용되는 장기선도금리 하락 폭을 25bp로 키워 현재 4.55%로 낮춘 상태다. 최종관찰만기는 내년부터 만기를 확대한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행보가 당초 계획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각종 회계 방식 등의 변경까지 이어지면서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당국 역시 할인율이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해 할인율 자문회의 등을 통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무·저해지 상품은 보험사가 취급하는 일부 상품이지만, 할인율은 전체 부채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지만, 보험사의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건 막아야 한다. 당국이 할인율 현실화 행보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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