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 경찰 수사 지지부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주식 투자자 수가 1천400만명을 넘어서면서 소액주주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플랫폼을 구심점으로 더욱 활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들은 회사에 직접 주주제안을 보내거나,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 들어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의 배임 및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다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 사실을 모으기 어려운 데다, 이러한 사실을 수사기관에 넘긴다고 하더라도 고소권자의 지위를 의심받기도 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DI동일의 10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제기한 소액주주는 경찰에 수사관 기피신청을 냈지만, 경찰이 이를 기각했다.
앞서 DI동일의 소액주주 A씨는 서민석 DI동일 회장과 대표이사 2명, 상근감사 등 총 4명을 상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그간 주주연대가 지적해 온 최대 주주에 대한 DI동일의 자금 대여 및 그 과정을 문제 삼았는데, DI동일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정헌재단에 대여한 바 있다.
다만 A씨는 담당 수사관이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사실상 수사를 개시하지 않고 종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수사관 기피 신청을 냈다.
A씨에 따르면, 담당 수사관은 고소보충조사 단계에서부터 고소 사실과는 관련 없는 질문을 하며 고소인의 고소권이 적법하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회사의 주가가 하락해 실제로 고소인이 금전적 손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면 '피해자'로 볼 수 없어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사실상 수사를 종결하려 한 셈이다.
다만 피해 사실이 있어야 고소를 할 수 있다는 경찰의 해석은 실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내놓은 법리와는 다르다. 주식회사의 범죄 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회사의 주주도 모두 피해자에 해당한다.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주가 변동이나 주식 보유 수량에 따라 고소권자의 지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해석이다.
만약 경찰의 논리대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실제로 입어야만 회사의 배임을 고소할 수 있다면, 소액주주 연대가 경영진의 배임 혐의를 사실상 고발할 수 없게 된다. 올해만 하더라도 다수의 소액주주 연대가 회사의 이사회 및 경영진을 경찰·검찰에 고발했는데, DI동일의 사건과 비슷한 방향으로 수사가 흘러간다면 법적으로 정해진 주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한편, 소액주주 A씨의 사례와는 별개로 DI동일의 소액주주 연대는 오는 25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동일한 자금대여 혐의를 고발할 주주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 피고소인 측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우로 알려졌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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