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밸류에 투자해 평가손 대거 반영, 원인으로 '바이오' 지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국내 벤처캐피탈(VC) 명가로 꼽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투자금융지주 내에서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한 계열사로 이름을 올렸다.
순손실이 불어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 내에서 이익기여도가 가장 낮은 계열사가 됐다. 그동안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순손실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영업수익) 397억원, 순손실 3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9.2% 감소했고, 251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내 11개 계열사 가운데 올해 3분기까지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총 3곳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저축은행(-44억원),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14억원)다. 이 중에서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순손실 규모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분기 IR 자료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 순손실에 대해 "보유 주식 손실 발생으로 적자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미회수 포트폴리오의 자산 가치가 투자 당시의 가치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선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순손실을 키운 포트폴리오 영역으로 '바이오'를 지목하고 있다.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영역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평가손실이 불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5년간 바이오 투자에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았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 실적 중 2022년을 제외하곤 바이오 분야에 투자 비중을 전체 투자의 35% 안팎으로 유지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37.1%, 39.6%였던 바이오 투자 비중은 2021년 40.8%를 기록하면서 40%대를 넘어섰다. 바이오 벤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2022년엔 투자 비중을 10.5%까지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투자를 늘리며 비중을 34.2%로 회복했다.
지난 5년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바이오 영역에 투자한 자금만 7천202억원에 이른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2천246억원, 2천479억원씩 총 4천725억원을 쏟아부었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치솟던 시기다.
VC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우 바이오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 중 상장한 포트폴리오도 상당한데, 바이오 영역 전체적으로 주가가 침체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선뜻 회수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유 주식 손실이 발생했다는 건 자산의 가치가 투자 당시 밸류에이션보다 낮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말하면 투자 당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한 셈이다. 바이오 벤처의 기업가치가 높았던 시기에 단행한 공격적인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국투자파트너스는 ICT와 소재·부품·장비, 딥테크, 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른 성과를 내는 하우스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 과정에서 'VC 명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바이오 영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벤처캐피탈리스트인 황만순 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이후 유한양행, 한국바이오기술투자를 거쳐 지난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해 굵직한 바이오 투자 성과를 내왔다. 바이로메드, 카이노스메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휴데딕스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말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다만 임기 중 2022년과 올해까지 2개 연도에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회사 당기순이익 현황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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