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서초구 소재 개발사업과 관련해 8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5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인수했다.
다만 NPL을 매각하는 저축은행에서 펀드의 수익자로 참여하면서 매도인 측이 진성매각(true sale)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8개 저축은행의 NPL 매입을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다.
다만 NPL을 매각하는 저축은행이 펀드 수익자로 참여하면서 매도인 측이 진성매각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클라비스운용의 NPL 펀드는 1종 수익권자(선순위)인 NPL 전문 투자회사, 2종 수익권자(후순위)인 저축은행 8개사가 출자자로 나섰다.
펀드는 후순위 출자자인 저축은행 8개사가 보유하고 있는 서초구 소재의 사업장의 대출채권을 인수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본 PF 전환이 불발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공매 시장에 나온 부실 사업장이다.
IB 업계에선 이 펀드의 수익 구조가 진성매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진성매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대부분의 위험과 보상이 이전됐는지', '양도자산에 대한 통제권이 이전됐는지'를 따져야 한다.
또 금감원은 저축은행 및 여신업계의 PF 정상화펀드 조성을 두고 '파킹거래', '꼼수매각'과 관련한 비판이 제기되자 펀드를 조성하려면 지분율 50% 이상의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운 바 있다.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여 자산 인수와 운용 등 펀드 운용 과정의 통제권이 자산 매각 측이 아니라 운용사에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케이클라비스운용은 외부 투자자의 출자 지분을 51% 이상으로 구성하면서 자산을 매각하는 출자자(8개의 저축은행)의 입김이 펀드 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펀드 설계에 반영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험과 효익이 이전됐느냐'를 판단할 때, 매도인인 저축은행이 다시 출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는 감사인의 판단에 따라 진성매각이 아니라 차입거래로 볼 여지가 있다.
또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진 이 펀드의 수익 구조에선 자산 매도자(8개 저축은행)의 위험과 보상이 후순위 출자자(8개 저축은행)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문제다. 선순위 출자자는 펀드가 일정 수준의 손실을 보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는 구조다.
IB 업계 관계자는 "단일 트랜치라면 외부 투자자의 지분이 50%니 구조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측의 의사가 펀드 운용에 아무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펀드는 채권 양도자(저축은행)가 후순위 출자자임에 따라 하방 위험에 크게 노출되고, 이는 대부분의 위험과 보상을 이전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다만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현재 IFRS 대신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하고 있고, IFRS를 적용하더라도 통제권이 모두 이전됐기 때문에 진성매각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케이클라비스운용은 이번 펀드 조성과 거래가 정상적인 NPL 딜이라는 입장이다. 대출채권을 인수한 사업장이 강남 요지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일 뿐만 아니라 출자회사로부터 자율적인 권한을 확보해 자산의 통제권이 완전히 이전됐다는 것이다.
또 저축은행들이 이 사업장의 부실채권 매각을 위해 여러 차례 공매를 시도했지만, 공매 금지 가처분소송 등 법률적인 문제로 공매 절차가 중단되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NPL 매각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케이클라비스운용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는 파킹이라고 하면 회수되지 않는 채권을 일정 기간 펀드에 묵혀두는 개념 아니냐"며 "이 사업장은 감정평가 결과도 우수하고, 인수 의지를 보이는 주체가 여러 곳 등장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이 가처분소송 및 본안소송 등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공매처분을 할 수 없어 NPL 매각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담보 부동산을 충분히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펀드를 조성해 본 NPL에 투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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