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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주의 인사 없다"…신한금융, 안정 아닌 변화로 '조직 쇄신'

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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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證 사태로 조직 긴장감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윤슬기 기자 = 연말 인사를 앞둔 신한금융그룹이 '조직 쇄신' 카드를 꺼내 든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인사를 최소화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쇄신의 폭을 확대해 조직 내 기강을 강화하고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하겠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취임 2년째에 접어든 진옥동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는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나타낼 것이란 점에서 조직 내 관심과 긴장도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 은행·생명 外 자회사 긴장 고조…"온정주의식 인사 無"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자경위는 지난 9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의 롱리스트를 확정한 이래 각 후보군에 대한 심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사장단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이영종(신한라이프)·문동권(신한카드)·정운진(신한캐피탈)·박우혁(제주은행)·이희수(신한저축은행)·이승수(신한자산신탁)·조경선(신한DS)·정지호(신한펀드파트너스)·김지욱(신한리츠운용)·이동현(신한벤처투자)·강병관(신한EZ손해보험) 등 12명이다.

통상 신한지주가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시하는 자회사 성과분석 회의는 연말 인사의 가늠자 성격이 짙었다. 계절적 요인이 강한 4분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그해 연간 성과를 어림잡아 평가할 수 있어 주목도가 더 컸다.

하지만 최근에 실시한 성과분석 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룹 안팎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은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 정도다. 이 역시 1년과 2년, 얼마만큼의 임기를 보장받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자회사들은 각각의 이슈로 연임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짙다.

이에 차기 자회사 사장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지주 부사장·은행 부행장 명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지주 내 부사장급 경영진 중에서는 6명 중 4명이, 은행에서는 13명의 부행장 중 10명의 임기가 연말에 만료된다.

일각에선 지난해 퇴임한 임원의 기용 가능성도 거론한다.

지난해 지주와 은행에서 퇴임한 임원은 8명이다. 이중 최근 신한카드 자회사인 신한신용정보에 취임한 정용기 사장을 제외하면 7명 중 상무급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회사 사장단 후보군에 포함된다. 실제로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경우 지주 부사장으로 퇴임한 후 자회사 CEO로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자경위는 과거의 관행과 전례보단 변화를 통한 조직 쇄신에 연말 인사의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팽배했던 온정주의식 인사가 아닌,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인재 등용에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새로운 부행장급 인사의 발탁은 물론, 지주와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간 이동 등 다양한 변수도 가능해졌다.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안정보단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조직 쇄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조직쇄신 계기 된 신한證…'스캔들 제로' 강조한 진옥동식 내부통제

신한지주 자경위 내에서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파생상품 운용 손실 사고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지난달 신한투자증권은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에서 벗어난 1천300억원 규모의 선물매매 손실 사고가 발생했다. 고객의 손실은 없었던 만큼 손해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시장의 평판 악화는 불가피했다. 이는 신한투자증권의 수직적·수평적 내부통제의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계기가 됐다.

그룹 내부에선 파장이 컸다. 지난달 영종도에서 재일교포 주주들과 열린 행사에서도 이번 사고가 꽤 회자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신한투자증권 사태는 지난해 신한지주가 단행한 인사의 방향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당시 자경위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자회사의 위기 대응능력을 높이고자 대다수 사장단의 연임을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진옥동 회장은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인사를 최소화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 회장이 '스캔들 제로'라고 일컫는 내부통제 어젠다는 취임 이래 가장 강조해온 최우선 과제였다.

진 회장은 평소 임원 회의를 통해 최고의 인재를 내부통제 분야에 배치함으로써 이 부분에 대한 진단과 개선에 주력해 달라고 주문해왔다. 이미 금융권 전체가 사모펀드 사태 등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아픔을 경험한 만큼, 이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방침에서다.

특히나 신한투자증권은 신한벤처투자와 함께 신한지주가 CEO의 전문성을 고려해 외부에서 인사를 영입하는 몇 안 되는 자회사다. 김상태 사장 취임 직전까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내로라하는 전·현직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이 신한투자증권 사장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려왔다.

그룹 안팎에선 이번 신한투자증권 사태가 조직 쇄신의 고삐를 죄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연말 인사를 앞두고 조직 쇄신을 내건 자경위, 나아가 진 회장의 고민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말 인사에선 당시 차기 회장 내정자 신분이었던 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기 어려웠다. 작년에는 인사를 최소화한 탓에 진 회장의 색깔을 찾기 힘들었다.

결국 올해 연말 인사가 진 회장의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상 첫 번째 인사인 셈이다. 그룹 안팎에서 이번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에 관심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관련 제재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아직 어느 선까지 제재할지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지만 개인, 조직 차원의 중징계는 불가피하다"며 "금융사 차원에서 다양한 선제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기념사 하는 진옥동 회장

(서울=연합뉴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신한 디지털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3.11.8 [신한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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